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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탄두 탑재능력 키우는 北… 美본토 타격 ICBM 위력 강화

입력 | 2019-12-16 03:00:00

[北 동시다발 도발 위협]동창리서 6일만에 또 ‘중대 시험’




북한이 13일 동창리에서 ‘중대 시험’을 했다며 14일 발표한 내용 중 가장 눈길을 끈 건 7분, 약 420초라는 시험 시간이었다. 북한은 2016년 9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에 탑재하기 위한 ‘백두엔진’ 연소시험을 동창리에서 실시하며 연소시간이 200초라고 밝혔다. 이번 시험시간이 수백 초대이고 장소가 동창리라는 건 ICBM에 적용될 엔진 연소시험이라고 확인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엔진 연소시간이 7분에 달한다는 건 별도의 연료 주입 시간이 필요 없어 대미 기습 타격에 유리한 고체연료 ICBM용 신형 엔진은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고체연료 엔진은 연소 불안정성 탓에 7분 가까이 연소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종합하면 북한이 개발 실패 확률이 높은 신형 ICBM 고체엔진 대신 기존 ICBM에서 성능을 어느 정도 입증한 액체엔진을 빠른 속도로 개량하는 식으로 신형 ICBM 엔진을 개발 중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연소시간이 7분이라는 건 2단 이상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이는 신형 ICBM 중에서도 2단 로켓 엔진 시험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추정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다. 지면에서 날아오를 때 점화되는 ICBM 1단 엔진은 통상 5분 이내로 연소가 끝난다.

북한이 이번엔 대미 실전용 ICBM을 개발했다는 평가도 있다. 북한은 2017년 11월 ICBM 화성-15형을 시험 발사할 때만 해도 1단엔 당시 새로 개발한 ‘백두엔진’을 사용한 반면에 2단 엔진은 기존 소형 엔진을 결합해 급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북한은 14일 이번 시험을 두고 “(미국을 겨냥한) 또 다른 전략무기 개발에 그대로 적용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핵화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엔 제대로 된 엔진 시험으로 대미용 ‘진짜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화성-15형은 600kg짜리 핵탄두를 1만2500km까지 날려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번엔 엔진 성능이 개선되면서 이보다 두 배 이상 무거운 핵탄두를 1만2500km 넘게 날려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핵탄두를 더 소형화하지 않고도 미 본토 전역을 더 위력적으로 타격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의미”라고 진단했다.

북한 서해안의 남포 해군 조선소 일대를 촬영한 2일 위성사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4일(현지 시간)해당 사진을 공개하며 “경미한 활동들이 재개됐다”면서 잠수한발사탄도미사일(SLBM)발사 가능성을 관측했다. 사진 출처 CSIS 홈페이지

군 당국은 북한이 조만간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추가 엔진 연소 시험을 진행해 이 모습을 사진과 영상 등으로 대대적으로 공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이 앞서 예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실현하기 위해 그 시점이 크리스마스 전후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동창리 외에 서해안 남포 조선소에서 수중 바지선을 이용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형’을 내륙을 가로질러 발사해 기술적 안정성을 과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14일(현지 시간) 최근 위성사진을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북한 서해안의 남포 해군 조선소에 있는 수중 시험대 바지선에서 2일 경미한 활동이 재개됐다”며 “바지선 위에 있던 그물 모양 물체를 걷어냈고 주변에 작은 트럭과 소수의 사람이 서 있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북한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인 도발을 일으켜 국제사회를 주목시킨 뒤 북-미 비핵화 협상의 종료를 선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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