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J재판 10~12일 헤이그에서 열려 "수지, 살인 방조 부인…아무것도 하지 않아" "미얀마 군 변호로 끝까지 모욕 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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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족 집단학살’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된 미얀마의 법률팀을 이끌고 있는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이 재판장에서 학살 기록이 낭독되는 동안 무표정하게 바라봤다고 가디언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지 국가자문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J 재판에 참석했다. 재판은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 간 진행된다.
사건을 제소한 서아프리카 무슬림 국가인 감비아 측은 영국 정치철학자 에드먼드 버크의 ‘악의 승리에 유일하게 필요한 것은 선한 자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란 말을 인용하며 “세계의 양심을 일깨우고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당신 앞에 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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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정부의 공식 대리인으로 재판에 참석한 수지 국가자문은 그러나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학살을 정당화할 것으로 보인다.
수지 국가자문은 재판 첫 날인 이날 맨 앞줄에 앉아 두 손을 탁자 위에 얹었으며, 학살 기록이 낭독되자 무표정하게 바라봤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감비아 측은 또한 수지 여사가 학살을 사실상 방조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수지 국가자문이 실질적인(de facto) 권력과 도덕적 권위를 시민들을 보호하는데 사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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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베클린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지역국장은 “미얀마 군이 국제법상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며 “그러나 수지 국가자문을 비롯한 미얀마 정부는 이를 경시 또는 부인해 왔다”고 비판했다.
미얀마 정부는 무슬림 소수민족 로힝야족을 집단학살한 혐의로 지난달 11일 유엔 최고법정인 ICJ에 제소됐다. 미얀마 군은 2017년 8월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종교 탄압에 반발한 로힝야족 일부가 경찰초소를 공격하자 사실상 인종학살에 가까운 토벌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수천명이 숨지고 70만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건너갔다.
이에 감비아는 로힝야족이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인종청소의 대상이 됐다며 이슬람협력기구(OIC)를 대신해 고발했다. 미얀마의 실질적 정치적 지도자인 수지 국가자문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조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달 20일 변호를 위해 유명한 국제 변호사들을 고용했다며 수지 국가자문이 “국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직접 법무팀을 이끌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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