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의 계보/노윤선 지음/304쪽·1만5000원·글항아리
일문학 박사인 저자는 일본 사회에서 소비되는 소설과 만화 등 혐한 콘텐츠를 연구해왔다. 이 책에서도 책의 후반부는 소설 만화 등 혐한 텍스트에 대한 분석이 차지한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이 같은 혐한 현상의 역사적 배경, 이를 이끄는 세력의 실체, 정계의 심층구조까지 전하고 있다.
일본은 1000년 동안 소수 부락민(部落民)을 경계 짓고 차별해 왔다. 사회적 스트레스의 희생양을 만들어내는 전통이다. 오늘날엔 차별의 대상을 한국과 한반도, 재일 한국인으로 바꾸게 된 것이다. 우경화 노선을 걸어온 아베 정권으로서는 ‘외부의 적’을 부각시켜 결속을 다지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아베 정권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극우 ‘일본회의’, 혐한 시위를 이끄는 ‘재특회’ 등 혐한의 중심에 있는 조직들에 대한 분석도 일부는 이미 보도된 내용이지만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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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쿠타 나오키의 2016년 소설 ‘개구리의 낙원’은 아예 가공의 개구리 사회를 빗대 평화헌법을 부정하고 노골적으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혐오를 드러낸다. 이 작가가 아베 총리와의 대담에서 한 얘기는 등골을 서늘하게 만든다. “반복 또 반복하고 같은 내용이라도 몇 번이고 계속 말하는 게 중요합니다.” 과거 나치의 선전상 괴벨스의 말과 같지 않은가.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