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생활공간’ 찾는 2030
“영화 ‘기생충’ 보셨나요? 전 그 영화가 ‘건축의 호러’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함께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는 게 굉장히 큰 공포잖아요. 함께 사는 사람들이 자발적인 커뮤니티를 꾸렸을 때 공포감을 덜고,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건축가 송멜로디)
○ 나무를 닮은 집, 트리하우스
1 나무를 닮은 모습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트리하우스 외관. 트리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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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김수근의 세운상가를 모티브로 한 중정에는 삼면의 창에서 햇빛이 쏟아져 내린다. 입주자들은 공간의 심장과도 같은 중정에서 커피를 마시고, 일하고, 함께 요리하고, 식사하고, 요가를 한다. 지하주차장에는 차량 공유 서비스가 있어 시간당 7000원 정도에 테슬라, 벤츠, BMW 등 고급 수입차도 빌릴 수 있다. 3개월 기준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는 130만∼140만 원대다.
○ 엘리베이터가 마을버스인 ‘유니언타운’
2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유니언플레이스 9층.루프톱은 핼러윈 파티가 열리는 등 입주자들끼리 서로 교류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유니언타운 제공
입주자들이 말하는 가장 큰 이점은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인맥과 경험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이다. 당산철교와 한강의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9층 루프톱에서는 핼러윈 파티, 콘서트, 독서모임, 영화 상영과 같은 소모임이 펼쳐진다.
2층 영어 커뮤니티 카페에서는 수다를 떨며 드라마나 퀴즈를 통해 영어를 배우는 ‘소셜(Social) 러닝’이 이뤄지고, 지하 1층 피트니스 센터에서는 입주자들이 GX(그룹운동)를 하거나, 한강변을 함께 달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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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유 오피스에서는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는 입주자들끼리 활발한 협업도 일어난다. 유니언타운 제공
이 건물을 만든 유니언플레이스의 이장호 대표는 “경리단길 등 맛집 위주의 도심 재생은 핫플레이스로 떴다가 식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해 일과 주거, 공부, 운동, 사교를 함께 하는 수직형 마을을 세우는 것은 새로운 도심 재생 모델”이라고 말했다.
전승훈 문화전문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