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세상-해외 통합교육 현장을 가다] <5·끝> 佛서 만난 통합교육의 미래
프랑스 파리 인근 퓌토시장조레스 초등학교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학생들이 체육수업에서 함께 춤을 추고 있다. 자크 미퀼로비크 중앙특수교육연구원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포용교육 시스템은 작은 규모로 시작해 일반학교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리=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프랑스는 포용교육을 지향하지만 장애인 교육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통합적으로 운영되진 않는다. 연구원의 경우 교육부와 고등교육부 산하 기관으로 감독을 받고 있다. 장애인 통합교육과 관련해 교육은 교육부, 복지는 보건복지부로 나뉘어 있는 한국 상황과 비슷하다.
광고 로드중
우리나라 교육부에 따르면 한국은 2018년 현재 특수교육 대상자가 전체 학생의 약 1.4%인 9만 명으로 이 중 약 71%(6만4443명)가 일반학급과 특수학급에서 통합교육을 받고 있다. 반면 전체 학급 교원 5만4253명 가운데 특수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경우는 580명에 불과하다. 일반교사를 위한 통합교육 및 장애 이해 교육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장애를 바라보는 관점이 변화하고 있다. 장애인의 평생을 보장해주자는 기본 취지는 유지하면서도 앞으로는 장애인의 사회적 참여, 회사 고용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가가 자선의 의미를 넘어 사회연대 수준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미퀼로비크 원장에게 한국에 전할 조언을 구하자 “나라마다 장애인 대책은 다르겠지만 포용교육 시스템을 작은 규모부터 도입해 일반학교에 적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파리 인근 퓌토시 장조레스 초등학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학생이 함께 공부하는 포용학교다. 특수반 1곳에서 정신장애 아동 12명이 교육을 받는다. 특수교사와 도우미 교사가 6∼11세 학생을 관리한다. 이들 중 일부는 오전 교육을 마친 뒤 비슷한 또래 일반학급에서 수업을 받는다.
광고 로드중
일반학급 담임교사 쥘리에트 안 씨는 “특수반 학생을 구분하는 자체가 차별”이라며 “정신 장애 아동들은 적응기간을 거치면 다소 어려운 언어 과목 등을 제외한 체육, 미술 수업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수업을 받는 비장애 학생들은 장애 학생을 스스럼없이 대하며 함께 사는 세상을 배우고,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장애를 바라보는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수학급 담당 교사 데보라 부르니에 씨도 “일반학급 수업에 참가하는 장애 학생들은 활력을 찾는 사례가 많다”며 장애·비장애 학생 간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반학교에 취업해 5년간 일하다 2년 전 특수교사에 지원했다. 차별 없는 교육에 힘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 한계도 느끼고 있다. 그는 “일부 일반학급에선 장애 학생이 배치되면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일반학급 교사가 먼저 장애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