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홍콩 이공대학교에서 학생들이 물대포를 피하고 있다. © News1
홍콩 시당국은 시위와 진압이 과격한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홍콩 이공대(Hong Kong Polytechnic University)에 있는 시위대가 쏜 불화살에 경찰 한 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불화살에 종아리를 맞았으며 의식이 있는 상태로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홍콩 시위는 지난 8일 경찰의 최루탄을 피하던 대학생이 숨지고, 11일 경찰이 쏜 실탄에 맞은 중상자를 계기로 더 격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인민해방군 투입이나 계엄령 선포 등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시위대의 불화살로 인한 경찰 부상이 자칫 시위대 폭력성을 엄단하려고 개입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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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이공대에선 오전부터 경찰과 화염병·불화살과 최루탄·물대포를 주고받으며 격렬한 대치를 이어갔다. 양쪽의 충돌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쯤 정부 지지자 100여명이 홍콩 북부 홈함 지역 이공대 부근의 도로 교차로에서 시위대가 설치해둔 바리케이드를 치우면서 발생했다.
경찰은 안전상의 이유로 청소 작업을 하던 사람들을 대피토록 하는 한편 시위대를 향해 100차례 가까이 최루탄을 발사했다. 시위대도 이에 벽돌과 화염병, 불화살로 맞섰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시위대는 6시간 넘게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경찰이 살수차로 최루액이 섞인 파란빛 물대포를 쏘면 시위대가 이에 맞서 1층에선 화염병을 던지고 2층에선 불화살을 쏘는 식이다.
17일 오후 홍콩 이공대학교에서 경찰이 시위 중인 학생들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다. © News1
바로 옆에는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볼 수 있는 언덕 높은 곳 중국 인민해방군(PLA) 군사 시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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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학생은 “전날 군인들이 벽돌을 나른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한 번 두 번 반복되면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본다”고 우려했다.
심지어 이공대로 가는 길목의 한 약국 주인은 “난 인민해방군을 혐오한다”며 “시위대의 싸움을 응원하다”고까지 말했다.
대학 정문에서 시위대가 경찰의 교내 진입을 막기 위해 교실 문을 떼어오고 망치로 기물을 부수는 등 과격한 충돌이 벌어진 한편, 캠퍼스 밖에서도 경찰은 계속해서 최루탄을 쏘며 일반 시민들과 크고 작은 충돌을 이어갔다. 일반 시민들은 캠퍼스 인근에 나타난 경찰에 유혈 진압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경찰 수백명은 이날 이공대로 집결, 대학으로 향하는 모든 길목을 차단한 채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홍콩섬과 카오룽 반도를 잇는 크로스 하버 터널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이공대에서 시위대는 주중부터 터널 봉쇄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인근 도로가 모두 막힌 상태다. 오후 5시30분쯤 터널 입구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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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이날 7시30분부터는 금융가가 몰린 홍콩 남부 센트럴에서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 기념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다.
(홍콩=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