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끌어내릴 ‘탄핵 영웅’이 될 수 있을까? 탄핵조사를 주도하는 민주당은 기대하는 기색이 역력하지만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양새다.
민주당 지도부는 볼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해 속 시원히 증언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달 10일 북한과 이란 등 주요 외교 현안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빚으며 경질됐던 볼턴 전 보좌관은 언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계속 비판하며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워왔기 때문에 증언할 ‘적격자’란 추측이다.
탄핵조사를 이끄는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민주·캘리포니아)은 볼턴 전 보좌관이 “매우 중요한 증인”이라며 “그는 풍부한 정보를 갖고 있고 우리는 그가 청문회장에서 증언해주길 바란다”고 27일(현지시간) 말했다.
찰스 쿠퍼맨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이사회(NSC) 부보좌관은 지난 25일 법원에 탄핵조사에 증언하라는 소환장에 응해야 할지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의도적으로 탄핵조사를 지연시키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앞서 피오니 힐 전 백악관 NSC 러시아담당 고문은 하원 비공개 증언에서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를 ‘모두를 날려버릴 수류탄’이라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힐 전 고문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줄리아니 변호사와 다른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나쁜 외교정책’을 펴고 있다며 이 사실을 백악관 변호사들에게 경고하라고 힐 전 고문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이는 볼턴 전 보좌관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질된터라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면 그에게 불리한 증언을 많이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볼턴 전 보좌관이 이 탄핵조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협조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잖이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외교 정책 특권이 대통령에게 있고, 의회가 그것을 방해하고 있다고 믿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갠스 소장은 “비록 봍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고, 미국에는 강력한 사령관이 필요하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봍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분노보다는 슬픔에 잠겨서 마지못해 가능한 한 소극적인 방식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