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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재등장한 천안함 폭침 주범… 줄잇는 北의 추가 도발 위협

입력 | 2019-10-28 00:00:00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어제 아태평화위원장 명의로 낸 담화에서 “미국이 시간 끌기를 하면서 올해를 무난히 넘겨 보려 한다면 어리석은 망상”이라며 “북-미 관계에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불과 불이 오갈 수 있는 교전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철은 2010년 천안함 폭침을 주도했으며 2013년엔 서울과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한 강경파 인사로 2·28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비핵화 무대에서 사라졌었다.

북한은 지난 열흘간 백마 탄 김정은의 백두산행과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지시에 이어 김영철의 재등장 등을 통해 위협의 강도를 최대치로 높이고 있다. 연말까지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협박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심을 끌어내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김영철의 ‘불과 불 교전 상태’ 발언은 단순한 협박성으로 넘겨선 안 된다. 북한은 19일 6·25전쟁 이후 우리 영토에 처음으로 무차별 포격을 가한 연평도 사건을 거론한 바 있다. 북한의 잇따른 강경 발언은 앞으로 북-미 협상과 남북 관계 상황에 따라 한반도 긴장 상황을 언제든 극도로 악화시킬 수 있다는 협박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청와대 관계자가 “위협 수위는 높였지만 대화 의지를 밝혔다는 점은 긍정적 대목”이라고 말한 것은 북한의 오판을 부를 수 있는 안이한 대응이 아닐 수 없다. 남북 간 대화 재개의 가능성을 외면할 필요는 없지만 국민의 안보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도발 가능성을 열어둔 전체 맥락을 엄중하게 봐야 한다. 남북 평화·화해라는 명분 아래 북한의 못된 소행도 제대로 따지지 않고 넘어가려는 정부의 대북 저자세가 북한의 무력시위나 도발을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북한은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결렬 후 추가 협상을 거부하며 북-미 정상 간 톱다운 해결 방식을 거듭 압박하고 있다. 김영철의 망발은 미국에 대한 직접 압박이면서 우리 정부에 북한 편을 들도록 미국을 더 채근하라는 양면 전략이다. 이럴수록 한미 당국은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공조를 다져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