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가 플레이오프(PO)에서 탈락하며 ‘에이스’ 김광현(31)의 시즌은 마감됐다. 하지만 이번 겨울 김광현의 스토브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17승(공동 2위) 6패, 평균자책점 2.51(3위)로 2010년 이후 9년 만에 전성기를 보낸 김광현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시즌 SK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뒤 올 시즌 후 김광현의 해외진출을 허락할 거라는 소문이 돌며 등판 때마다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이 그를 예의주시했다. 그의 등판이 예고된 날 경기가 우천취소라도 되면 MLB 스카우트들은 쓸쓸하게 짐을 싸는 진풍경(?)이 시즌 막판 자주 벌어지기도 했다. 내년에 32세가 되는 김광현이 빅 리그에 도전해볼 마지막 적기라는 인식도 팽배하다.
당초 ‘아름다운 그림’은 SK가 한국시리즈(KS)에서 우승한 뒤 자유계약선수(FA) 계약기간이 2년 남은 김광현의 미국진출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놔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SK의 PO탈락으로 이미 물 건너갔다. 하지만 2018시즌 KS 우승에 김광현이 기여한 바가 적지 않은 만큼 김광현에게도 할 말은 있어 보인다.
김광현이 미국 진출을 선언한다면 2014시즌 이후 2번째 도전이다. 당시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참가 자격을 얻은 김광현은 이를 통해 샌디에이고로부터 200만 달러(한화 약 23억 4000만 원) 제안 받았다. 2500만 달러에 LA 다저스로 간 류현진(32)에 비해 몸값이 낮다는 평가 속에서도 김광현은 ‘도전’에 방점을 두고 계약을 추진했지만 연봉 등 세부적인 부분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2016시즌 이후 팔꿈치 부상으로 한 차례 수술대에 오른 김광현은 수술이후 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관리모드’였던 지난시즌 KS 6차전에서 그 해 김광현의 공 중 가장 빨랐던 시속 154km의 패스트볼을 선보이며 팬들을 설레게 했던 그는 올해 관리 없이 풀타임 시즌을 무사히 마친 뒤 가을무대에서도 시속 150km가 넘는 공을 마음껏 구사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몸 상태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의미다.
MLB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무대”라 했던 김광현이 어쩌면 막차가 될지 모를 빅리그행 열차에 몸을 실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