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한국장애인개발원, 중증장애인 취업부터 적응까지 지원

입력 | 2019-10-16 03:00:00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한국장애인개발원 이룸센터 전경. 한국장애인개발원 제공


인천 동구의 한 병원에서 병동 지원 업무를 맡는 변나래 씨(24·지적장애)는 일하는 재미로 하루를 보낸다. 환자 침구를 정리하고 검체(檢體)를 진단실로 옮기는 일이 적성에 맞는 것이다. 활짝 웃는 얼굴의 변 씨는 올 3월 정규직으로 병원에 취업했다.

하지만 그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변 씨는 정반대의 처지였다. 구인사이트에 올라온 사업체에서 근무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비장애인 중심의 근무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웠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을 때도 있었다.

차근차근 업무를 배우며 일하고 싶었던 그는 지인의 소개로 인천시 중구 장애인종합복지관(이하 복지관)을 찾아 ‘현장중심 직업훈련(First Job)(이하 퍼스트잡)’에 참여하게 됐다. 변 씨는 퍼스트잡을 통해 현재 일하는 병원이 파견한 훈련지원인의 도움을 받은 뒤 3개월간 현장훈련하고 정식 채용됐다.

퍼스트잡은 미취업 중증장애인이 사업체 현장에서 직무 훈련에 참여하도록 지원하는 직업재활프로그램이다.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추진하고 지역사회의 수행기관에서 제공한다. 현장 직무 훈련뿐만 아니라 대인관계 훈련도 병행한다. 3개월에서 6개월간 훈련한 뒤에는 사업체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퍼스트잡은 중증장애인의 직업상담부터 현장 훈련, 취업 후 적응까지 직업재활의 전 과정을 원 스톱으로 진행한다. 지역사회의 사업체와 복지관이 연계해 지역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6년 8월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퍼스트잡은 지난해 훈련생 360명 중 125명이 채용되는 성과를 거뒀다.

운영방법이 다양해 장애학생 대상 ‘현장중심 맞춤형 일자리사업’, 스타벅스와 연계한 ‘현장중심 직업훈련’도 있다. 올해 중증장애인 취업률 40%를 목표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관계자는 “기존 중증장애인 직업재활프로그램은 현장이 아닌 장애인서비스 기관이나 시설에서 진행돼 취업으로 이어지기 어려웠고 취업이 되더라도 현장에서 적응하기가 어려웠다”며 “퍼스트잡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며 장애인 직업재활의 새로운 모형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