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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중진들도 트럼프 공격… 탄핵조사 방어 대열 무너지나

입력 | 2019-10-07 03:00:00

롬니 “바이든 조사 요구는 잘못”
든든한 지지자였던 4선 콜린스도 “中에까지 연락한건 부적절한 일”
하루만에 트윗 반격나선 트럼프… “주민지지 못받는 롬니 탄핵해야”
백악관 “中과 작지만 좋은 징조”… 무역협상 스몰딜 가능성 시사



보수 성향 흑인단체 행사서 연설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영블랙리더십서밋’에 참가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터닝포인트USA’라는 친(親)트럼프 단체가 마련한 이 행사에는 보수 성향의 흑인 학생이 대거 참가했다. 이들은 대통령 탄핵 조사에 나선 민주당,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주류 언론을 향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이어 중국에도 정적(政敵)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의 부패 조사를 언급한 사실이 알려진 후 공화당 내에서도 대통령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입지가 좁아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음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깜짝 합의’를 성사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 공화당의 트럼프 비판 가속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자신을 꾸준히 비판해온 밋 롬니 상원의원(유타)을 공격했다. 이날 트윗 5개를 연달아 날리며 “유타주 주민들은 거만한 롬니를 뽑은 것을 후회한다. 주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그를 탄핵해야 한다. 민주당 손안에서 놀아나고 있는 바보”라고 썼다. ‘#탄핵 밋 롬니’라는 해시태그까지 달았다. 하루 전 롬니 의원은 “중국과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해 달라고 한 대통령의 요구는 잘못됐고 형편없다”고 주장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롬니 의원은 당내 영향력이 크다. 4선 중진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메인)도 이날 “대통령이 중국에 자신의 정치적 반대자를 조사하라고 개입을 요구한 것은 큰 실수이며 전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했다. 콜린스 의원은 브렛 캐버노 대법관 임명, 국경장벽 설치 등 대통령의 주요 정책을 지지했던 터라 그의 비판이 더 주목받고 있다. 벤 새스 상원의원(네브래스카), 찰스 그래슬리 상원의원과 조니 언스트 상원의원(이상 아이오와)도 대통령 비판에 가세했다.

바이든의 외아들 헌터(49)는 2013년 12월 현직 부통령이던 부친의 중국 방문에 동행했다. 약 열흘 뒤 국영 중국은행은 그의 사모펀드에 15억 달러(약 1조8000억 원)를 투자했다. 그는 2014년 4월 우크라이나 천연가스사 부리스마홀딩스 이사로도 선임돼 수십만 달러의 보수를 받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016년 초 우크라이나 측에 부리스마 비리를 수사하려던 검찰총장의 해임을 요구해 아들 사업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 연루 의혹에 휩싸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5일 그리스에서 “하원이 요청한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무부 직원들을 직접 접촉하거나 이들을 괴롭히고 학대하는 이들이 늘었다”며 민주당을 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 “장관의 주장과 달리 국무부 측의 서류는 4일 제출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고 전했다.

○ 커들로, 무역협상 스몰딜 거론


대통령 최측근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4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협상에서) 놀라운 일이 있을 수 있다. 중국은 일부 (미국)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비록 적은 양이지만 좋은 징조”라고 했다. 중국이 미국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하고, 미국이 일부 관세를 유예하는 스몰딜 형식의 합의를 뜻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그는 “탄핵 조사는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홍콩 민주주의 시위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지는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무역협상과 홍콩 시위를 연계시킬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하면 무역 합의를 할 가능성이 커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다만 “우리는 지금 합의 가능성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에 있다. 합의한다면 지금까지의 합의 중 가장 큰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바이든 수사를 요구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5일 WP 기고문에서 “대통령은 나와 가족을 파괴하지 못한다. 내년 11월 대선에서 당신을 북(drum)처럼 두들겨주겠다”고 맞섰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