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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개봉한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이하 ‘장사리’)은 그 어느 작품보다도 곽경택 감독의 많은 고민이 담긴 작품이다. 영화는 한국전쟁 중 기울어진 전세를 단숨에 뒤집을 수 있었던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 양동작전으로 진행된 장사상륙작전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평균나이 17세, 훈련기간 단 2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된 772명 학도병들의 이야기가 전면에서 그려진다.
곽 감독이 영화의 연출을 맡게 된 계기는 “이 나이되도록 이런 걸 몰랐다니 미안했다”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그래서 ‘장사리’는 안타고니스트와의 극적인 드라마 대신 학도병들의 희생과 그들의 처절한 서사로 채워졌다. “희생한 분들이 있어 대한민국에 평화가 있다는 것”이라는 메시지는 학도병들에게 헌사하고자 했던 곽 감독의 진정성 어린 영화를 통해 전달된다. 곽경택 감독을 만나 ‘장사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최민호(최성필 역)의 활약은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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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의 기하륜 캐릭터가 강렬하다. 기하륜 캐릭터는 학도병 무리들에서 어떻게 기능하는 캐릭터로 봐야 할까.
▶‘삐뚤이’다. 이 학도병들과 비슷한 나이에 남한으로 넘어온 우리 아버지가 9남매 중에 넷째시다. 바로 밑에 동생이 하륜이처럼 그렇게 자랐다. 어릴 때 친척 집에 보내졌다가 다섯 살에 돌아왔는데 집에서 그렇게 미워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 아버지 말씀은 ‘제 자식은 역시 제 손으로 키워야 한다’고 하셨다. 그렇게 다녀온 자녀는 내 자식으로 인정이 안 되나 보더라. 그렇게 삼촌을 하륜이에게 투영해보자 했고, 삐뚤이 같은 성격을 인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기하륜이 자칫 비호감으로 비쳐질 수 있었다.
▶성철이에게도 ‘하륜이는 그렇게 최대한 계속 못 되게 가자’고 했다. ‘하륜이는 마지막에 죽을 때, 그때 불쌍하면 된다고 그 전에는 애처로운 인물도 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 네 캐릭터는 완성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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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씨가 가져가는 드라마의 배분을 굉장히 잘 했어야 했다. 역할 배분하는 데도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촬영까지 했는데 편집 과정에서 날린 적도 많았다. 재판 장면도 좀 더 길었는데 절반만 썼다. 김명민씨에게도 카메라의 미세한 느낌 때문에 연기를 다시 요구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 정말 미안했다. 개태(이재욱 분)에게도 미안하다. 굉장히 열심히 찍었다고 생각한 꿈 장면이 있었는데 고민하다 결국 편집했다. 개태는 꿈 장면이 있어야 완성되는데 미안하다.
-김명민은 이명준 대위를 연기하면서 ‘이 캐릭터를 죽여달라’고 했다고 했다.
▶나는 극적으로 할 수 없겠더라. 실존인물인 이명흠 대위는 연세가 들어서 돌아가실 때까지 군번을 찾아주는 일을 하셨다. 본인이 대령이 된 이후에도 호의호식 하지 않고 군번 찾아주는 일을 끝까지 하셨다. ‘이 분의 실제 마음은 괴롭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평생을 죄의식에 시달리며 사셨을 거라 생각하니 그렇게 (캐릭터를 죽일 수) 할 수 없었다.
- 메간 폭스와의 작업은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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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간 폭스가 톱스타라 작업하기 까다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할리우드 스타인 데다 장염까지 걸렸고 까다로울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난 얼마나 긴장했겠나. (웃음) 그랬는데 어느 순간부터 눈빛이 통하는 게 있었다. 모니터 보고 있다가 내가 급해서 한국어로 디렉션을 하면 본인이 통역 거치지 않고도 ‘오케이(OK)’라고 하면서 연기하더라. 그 순간부터는 굉장히 좋았다. 원래 좋았다고 생각한 사람이 실망을 주는 것 보다 반대되는 사람과 통했을 때 더 좋지 않나.
-곽경택 감독이 ‘장사리’를 통해 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희생한 분들이 있어 대한민국에 평화가 있다는 것이다. 그분들 덕에 각자 생각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나라에 살고 있고, 우리는 이제 이런 나라를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한다 생각한다. 이런 생각들이 정태원 대표와 딱 맞았다.
-대한민국 감독들 중 다양한 장르, 다양한 이야기를 연출할 수 있는 감독 중 한명이다. 여전히 갈증을 느끼는 작업이 있다면.
▶늘 새로운 이야기였으면 좋겠다. 전 제가 아티스트라 생각 안 한다. 이야기꾼이라 생각한다. 강의를 준비하다 어느 학생이 ‘감독님 연출이 뭡니까’ 하면 뭐라 해야 할까 싶어 사전을 찾아본 적이 있다. 영영 사전에 ‘새로운 것, 진실을 찾는 행위’라고 하더라. 항상 ‘뉴(NEW)’가 적용이 되는 게 이 직업이다. 사람들에게 계속 박수를 받고, 공감을 받을 때는 진실한 것을 만들었을 때다. 페스티벌도 그렇고 흥행도 그렇고 두 가지 중 하나는 분명히 (결과로) 있어야 한다. 그래야 관객들을 만나는 가치가 있다. 내가 그런 기준으로 작품을 만들어왔나 돌아봤고, 어렵지만 한번 파봐야겠다 했다. 그런 작업이 계속 있다면 에너지가 생길 것 같다.
-‘장사리’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태풍’ 이후로 100억원이 넘는 영화는 처음 해본다. CG로 만들 수 있는 큰 그림들에 도전해봤다. 실사와 CG가 결합된 게 어느 정도까지 왔는지 감독으로 소중하게 경험했다. 또 전쟁물도 처음이다. 끝나고 정태원 대표에게 고맙다고 했다. 이런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다. 안 한다고 했으면 많이 배울 기회를 놓쳤을 것 같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