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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두산 베어스(85승1무55패)의 경기력이 점점 살아나고 있다. 선두 SK 와이번스(85승1무54패)를 추격하며 더욱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두산은 11-0의 완승을 거둔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포함 최근 8경기에서 6승1무1패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인천 SK와 더블헤더 1·2차전을 모두 이겼을 때 2.5경기였던 게임차는 어느새 0.5경기까지 줄었다. 9월 첫 9경기에서 3승6패의 부진에 허덕일 때만 해도 선두는 고사하고 2위도 위험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완벽하게 살아난 경기력을 앞세워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에 시동을 건 것이다. 투·타의 밸런스와 특유의 탄탄한 수비까지. 좀처럼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어려운 상황을 여러 차례 극복한 선수들의 표정에선 순위싸움의 압박이 아닌 여유가 느껴질 정도다.
이날 경기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선발투수 유희관은 8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3삼진 무실점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11승(8패)째를 따냈다. 야수들은 물샐 틈 없는 수비로 호투를 도왔고, 타선은 1회부터 대거 4점을 뽑아내는 등 그야말로 실컷 방망이를 휘두르며 삼성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1회 결승 3타점 2루타를 때려낸 오재일은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100타점 고지를 밟았고, 2안타를 추가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192안타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최다안타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3경기에서 평균 8.33득점을 기록하는 등 승부처에 타격 사이클이 올라온 것은 분명 호재다.
향후 전망도 어둡지 않다. 남은 3경기를 모두 잠실에서 치른다. 28일 한화 이글스, 29일 LG 트윈스(원정)와 차례로 맞붙은 뒤 10월 1일 NC전을 끝으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한다. 두산 상대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1.69로 몹시 강했던 한화 외국인투수 채드 벨의 대전 SK전(29~30일) 등판이 유력한 것도 호재다. 이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할 경우 SK는 잔여 4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두 팀이 동률로 정규시즌을 마칠 경우 상대전적에서 9승7패로 앞선 두산이 최종 순위에서 우위를 점하기 때문이다.
대구|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