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미술관 ‘안녕, 푸’전
서울 송파구 소마미술관에서 열리는 ‘안녕, 푸’ 전시장에 들어서면 세월의 흔적이 담긴 푸에 관한 다양한 오브제를 만날 수 있다. 푸를 사랑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1930년대 만들어진 봉제 인형, 피규어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위니 더 푸’의 작가 A A 밀른과 곰인형 푸를 안고 있는 그의 아들 크리스토퍼 로빈의 사진. ⓒNational Portrait Gallery, London
아동문학인 푸의 성격에 맞춰 어린이가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전시장 초입에는 크리스토퍼 로빈의 방으로 향하는 계단이 설치됐다. 계단의 옆면에는 ‘바닥도, 꼭대기도 아닌 중간이 내가 항상 앉는 곳’이라고 한 밀른의 시 ‘계단 한가운데’가 적혀 있다. 계단을 지나면 1930년 테디 토이 컴퍼니에서 만든 ‘위니 더 푸’ 캐릭터 인형을 비롯해 세월의 흔적이 묻은 아카이브가 관객을 맞이한다.
전시는 영국의 건축사무소 RKF와 무대디자이너 톰 파이퍼의 디자인을 소마미술관에 맞게 변형했다. 디자인은 사이즈가 작은 원화 드로잉을 직접 감상하는 데 집중했다. 런던 전시에 비해 설치물의 규모가 작고, 조명의 활용도가 낮은 것은 아쉽다. 그러나 이요르의 집이나 미끄럼틀 등 아이들이 숨바꼭질할 수 있는 구조물을 놓았다.
위 사진부터 나뭇가지에 앉은 푸와 그의 옆에 놓인 꿀단지 10개. ‘위니 더 푸’ 첫 챕터에서 크리스토퍼 로빈이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을 그린 연필 드로잉. ⓒE.H.Sheperd·ⓒThe Sheperd Trust
‘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사람처럼 다양하다. 소심하고 겁 많은 피글렛, 우울하고 비관적인 이요르, 자신감 넘치지만 어설픈 티커, 간섭하고 나서길 좋아하는 래빗은 결국 인간 세상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내년 1월 5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