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관세 공방을 벌이던 중 미국 기업의 중국 사업장 철수 명령까지 언급했다가 이후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 재고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자 백악관 경제참모들이 긴급 진화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조찬 회동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국제사회에 영향을 준 점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격화시킨 ‘대(對)중국 추가 관세율 인상 결정을 재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왜 재고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관세율 인상 철회 등을 시사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에 놀라 기자들이 재차 질문하자 “(재고하는 것도) 괜찮다”며 “나는 모든 것을 재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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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에서 변함없이 단호했다”며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전과 다름없이 단호하다. 그는 좋은 협정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은 (유감을 표명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대통령은 가끔 농담이 될 만한 말을 한다”고 해명했다.
중국 사업장 철수 행정명령에 대해서는 “기업들에게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본사 이전을 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중국이 7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를 결정하자 연 55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 제품 관세율을 최대 30%로 올리는 조치를 취했다.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은 현재 25%에서 30%까지, 3000억달러 규모 중국산에 대해선 15%인 관세율을 20%까지 올린다는 것이다. 그는 또 “내겐 미국 기업들에 중국 내 사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할 절대적인 권한이 있다”고 말해 양국 간 갈등이 더욱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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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같은 날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에 출연해 “지금 당장 우리가 꺼내들 카드는 없다”며 미 기업들에 중국과 관계단절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을 일축했다. 또 “중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이번 주 미중 무역협상 대표들 간 화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미중 무역회담도 다음 달 워싱턴에서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