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에서 만난 서순탁 총장이 학교의 미래 청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서 총장은 “빅데이터 연구소, 글로벌 캠퍼스, 융복합 교과목 등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학교를 레벨업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서울시립대는 ‘구성원 역량이 탄탄한 공립대’라는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9번째 총장인 서 총장 전까지 내부 총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최근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캠퍼스에서 만난 서 총장은 “역대 첫 동문 총장이 나오면서 재학생이나 동문 모두 학교에 대한 자긍심이 더욱 커진 것 같다”며 “내 임기 내에 학교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후 꼭 추진하려고 생각한 과제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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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캠퍼스 설립도 계획 중인데….
“몽골 울란바토르 신도시 지역에 한국의 도시화 과정을 전수하는 글로벌 캠퍼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몽골 정부에서 부지를 제공하겠다고 해서 건축비 조달 방안을 찾고 있다. 개발도상국 입장에서 한국은 성공적으로 도시화를 한 나라다. 서울은 1960, 70년대 급격한 도시화 과정에서 1년에 30만 명씩 인구가 늘어났지만 각종 도시 인프라를 갖추고 성장했다. 교통과 환경 등 각종 도시 문제에 시달리는 국가에 ‘현지 캠퍼스’ 개념으로 글로벌 캠퍼스를 만들어 현지 학생들을 3년 동안 가르친 뒤 1년 동안 서울캠퍼스에서 교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 총장은 인터뷰 내내 ‘서울시립대의 변화’를 강조했다. 교수 선발 방식부터 학과목의 형태, 학교의 공간 배치까지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장이 된 후 6개월 동안 이전에 맡았던 대학 보직(교무처장, 학장)과는 차원이 다른 고단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변화를 이끄는 과정이 그만큼 중요하고 어렵다는 게 느껴졌다.
―대학 학과에 어떤 변화를 구상 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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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학의 편제는 산업화 시대에 맞춰 학문별로 쪼개져 있다. 현재 방식으로 교육하면 빠르게 바뀌는 사회와 기술에 대처할 미래 인재를 길러낼 수 없다. 방향을 잡고 단계적으로 교육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왜 융복합 교과가 필요한가.
“앞으로는 한 분야에 국한된 전문성은 인공지능(AI)이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빅데이터가 쌓이면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대체한다. 미래 사회의 인재는 한 분야가 아니라 인접 분야, 혹은 전혀 다른 분야의 이해가 쌓여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대학 구조는 편제된 학과대로 가르칠 수밖에 없다. 교수나 학생 정원을 바로 바꿀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융복합 교과목이 필요하다.”
―학교 구성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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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원하는 공립대라는 특성이 커 보인다.
“사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대학이라 서울시에서 재정을 지원할 때 항상 '서울시에 어떤 도움이 되느냐'는 시각으로 지원을 해 준다. 지금 서울시는 세계적인 대도시로 발전하는 전환 단계에 있다. 서울시립대 역시 이번에 새로운 기반을 구축할 때라고 서울시를 설득하고 있다.”
―앞으로 총장으로서 포부를 밝힌다면….
“내가 서울시립대 동문 출신으로는 첫 총장이 됐다. 대학이 가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우리 대학을 한 단계 ‘레벨업’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나 스스로 판단하기에 그 목표에 부끄럽지 않게 노력하겠다.
● 서순탁 총장은
- 서울시립대 도시행정 학과 도시행정학 석사
- 영국 뉴캐슬대 도시계획학 박사
- 2001년∼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
- 2012∼2014년 서울시립대 교무처장
- 2015∼2017년 서울시립대 도시과학대학장 및 도시과학대학원장
- 2017년 한국도시행정 학회 회장
- 2019∼2023년 서울시립대 총장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