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마약밀매 복역 40대, 실리콘마스크-가발로 분장 신분증 받는 과정서 너무 긴장… 수상하게 여긴 교도관에 발각 2013년에도 탈옥한 전력 있어
19세 딸로 변장한 브라질 마약 밀매조직의 두목 클라우비누 다 시우바(왼쪽). 실리콘 마스크와 검은 생머리 가발을 써 젊은 여성으로 위장했다. 오른쪽 사진은 분장 전 본래 모습. 오글로부 홈페이지 캡처
황당한 탈옥 시도의 주인공은 브라질 마약 밀매 조직인 ‘레드 커맨드(Red Command)’의 클라우비누 다 시우바(42). 레드 커맨드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내 마약 대부분을 유통하는 강력한 범죄 조직 중 하나다. 브라질 일간 오글로부에 따르면 그는 73년 10개월 형을 받고 리우데자네이루 서쪽 방구3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클라우비누는 3일 자신을 면회하러 온 딸 가브리엘 레안드루 다 시우바(19)를 교도소에 남게 하고 자신이 딸로 변장해 탈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성 얼굴을 한 실리콘 마스크와 가슴까지 내려오는 생머리 가발, 안경으로 얼굴을 완벽히 가렸다.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분홍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어 젊은 여성처럼 보이려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처럼 무모한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작은 키 덕분이었다. 클라우비누의 별명은 ‘난쟁이(shorty)’로 딸과 키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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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비누는 이전에도 탈옥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글로부에 따르면 그는 2013년 2월 수감자 31명이 교도소를 집단 탈옥한 사건의 주도자 중 한 명이다. 당시 그는 수개월 후 경찰에 검거됐다고 한다.
브라질 교정당국은 딸 가브리엘이 아버지의 탈옥 계획을 도왔는지 조사하고 있다. 특히 가브리엘과 같은 시간에 교도소를 찾은 면회객 8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브라질 교정당국은 면회객이 수감자에게 위험한 물건이나 탈옥에 도움이 될 만한 장비를 건네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체 스캐너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면회객 중 한 명이 임신 상태라고 밝혀 스캐너를 통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정당국은 이 면회객이 임신으로 위장해 클라우비누의 탈옥을 도왔을 가능성이 있어 수사하고 있다고 오글로부는 보도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