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시대 숫자 더 중요해져… 숫자와 감성은 상대적 개념 아냐
문권모 채널A 콘텐츠편성전략팀장
최근 정보기술(IT) 발전이 방송과 결합하면서 시청 행태 측정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상징적인 변화는 유튜브에 있는 ‘좋아요’ 버튼이다. 이 버튼과 댓글은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의 직접적인 연결고리, 즉 대화 채널이다. 예전에는 만나기 어려웠던 창작자와 시청자가 바로 만나 소통하게 된 것이다.
좀 더 고차원적이면서 ‘파괴적인’ 힘을 가진 변화는 빅데이터의 사용이다. 디지털 기술은 채널 이동, 장면 건너뛰기와 같은 시청자 행태와 그 이유를 담은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게 해 준다. 결과적으로 비용과 시간 문제 때문에 전수조사가 아닌 샘플링을 이용해야만 하는 기존 시청률 조사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빅데이터 기술의 특징을 ‘4가지 V’로 압축해 말한다. 대용량(Volume)과 빠른 속도(Velocity), 데이터의 다양성(Variety), 새로운 가치(Value)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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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홈페이지 디자인, 선택 버튼 모양 등 방송과 관련된 모든 것을 A와 B 2개 세트로 만들어 놓고 실적을 비교해 결정을 내리는 ‘A/B 테스팅’이란 방식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이전보다 프로그램 시청률을 20∼30%나 올렸다고 한다.
이러한 방식들은 조만간 방송국과 프로그램 제작사 등 기존 사업자들에 의해서도 채택될 것이다. 이제는 누구나 주문형 비디오(VOD) 등의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데이터를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혁신은 결국 프로그램 수준의 평균 향상이란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물론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방송을 비롯한 예술은 기계적인 숫자보다는 인간의 감성과 천재성에서 나온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나는 방송을 비롯한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은 자아(自我·나)와 타아(他我·너)의 구별이라고 생각한다. 의사소통이란 나의 뜻을 너에게 전하는 과정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나와 너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아울러 남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안다면 더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과 고품질의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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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권모 채널A 콘텐츠편성전략팀장 mike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