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남기일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광고 로드중
“지금 친구들이 계속 잘해줬으면 더 좋겠다.”
여름이적시장을 바라보던 K리그1 성남FC 남기일 감독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조금만 더 치고 올라가면 확실히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물론 좋은 선수들이 핵심이다. 돈 걱정 없이 과감한 리빌딩을 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빠듯한 살림살이의 시민구단은 큰 폭의 변화를 주기 어렵다.
마음을 비웠다. 욕심을 낼 수 없는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대신 기존 자원들을 최대한 성장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바람은 분명했다. “K리그2에서부터 고생한 선수들이 잘 풀렸으면 좋겠다. 계속 성장하고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성남의 축구는 끈끈하다. 화려함은 없어도 무기력하지 않다. 쉽게 패하는 법이 없다. 어느 상대와 만나도 꾸역꾸역 성과를 내면서 일정 순위를 유지해왔다. 5위 이상은 올라가보지 못했어도 최하위권(11~12위)에 내려앉아 생존다툼을 벌인 적은 없다.
광고 로드중
K리그2에서 상위권을 지키고, 승격의 기쁨을 만끽해본 선수단이 무더위에서도 힘을 보여주고 있다. 수원전에 이어 상주전에서 결승골을 연속 어시스트한 최병찬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K리그2에서 성남 유니폼을 입고 5골·2도움을 올린 그는 올 시즌 13경기에서 1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다행히 이적시장도 빈손으로 마무리하지 않았다. 상주전 결승골 주인공 박원재를 전북 현대에서 임대했고, 제주 유나이티드의 다용도 공격수 이은범을 영입했다. 짠물수비를 더욱 단단하게, 2% 아쉽던 화력을 더 강하게 만들 재목들이다.
은밀하지만 위대한 반란을 노리는 성남의 도전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