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급여비 등 정부지출 늘어나… 1분기 마이너스 충격 벗어났지만 설비투자-수출 등 민간 부진 여전… 올해 목표 2.2% 달성 어려울수도
전문가들은 민간 부문의 회복 없이 정부 재정에만 의존하는 성장은 곧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이 최근 수정 제시했던 올해 2.2% 성장률 달성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5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1.1% 늘었다고 발표했다. 금액으로는 459조9580억 원이다. 2017년 3분기(7∼9월) 1.5%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분기별 성장률이 1%대를 기록한 건 지난해 1분기(1.0%)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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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관계자는 “정부 부문에서 올해부터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로 올해 1분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4000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내 지난해 같은 기간(약 1200억 원)보다 적자 규모가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정부의 복지 예산 확대가 2분기 성장률 확대에 영향을 준 것이다.
반면 민간 지출의 성장 기여도는 ―0.2%포인트였다. 생산에 기여하는 설비 투자 등을 나타내는 총고정자본형성의 경우 민간 기여도는 ―0.5%포인트에 그쳤다. 기업 투자가 부진하면서 경제 성장률을 갉아먹었다는 뜻이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자산배분팀장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 탓에 성장률이 더 크게 나타나는 ‘기저효과’가 있었다. 1.1% 성장했지만 질적으로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건설과 설비 투자는 전 분기 마이너스에서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1년 전과 비교하면 둘 다 여전히 마이너스다. 전 분기 ―3.2%였던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소폭 회복하며 전 분기 대비 2.3% 증가로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수출도 GDP 성장률 기여도는 ―0.1%로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3, 4분기에 각각 0.8∼0.9% 안팎 성장하면 산술적으로는 2.2%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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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