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중 글로벌 자금유입 1위, 리스크보다 재고소진-수요증가 기대 반도체시장 성장 가능성 높게 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식 담아 코스피에도 1조원 넘게 몰려… 일부 업종-기업에 한정되 우려도
22일 금융투자업계와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이달 19일까지 외국인투자가들이 사들인 한국 주식은 8억3200만 달러(약 9800억 원)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인 10개 주요 신흥국 가운데 1위다.
외국인투자가의 한국 주식 매수세는 특히 코스피 시장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가는 이달 들어 19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조1946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총 15일의 거래일 가운데 3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 흐름이 이어졌다. 한국 다음으로는 태국 증시에서 외국인이 6억1300만 달러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어 인도네시아(1억8000만 달러), 베트남(8200만 달러), 필리핀(8100만 달러)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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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이달 초 반도체 관련 핵심 소재에 대해 수출제한 조치를 발표했을 때만 해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리스크가 커져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외국인들이 매수를 이어가면서, 증권가에서는 아직 외국인이 일본과의 무역 갈등으로 인한 리스크보다 반도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말 정책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점도 최근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외국인 매수세에 대해 “당장은 일본과의 무역갈등으로 인한 리스크보다는 재고 소진 및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진 결과”라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세가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상태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이 싼값에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매수 움직임을 보인 것 같다”며 “매수 흐름이 증시 전반에 걸쳐 있지 않고, 일부 업종과 기업 위주로 이어졌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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