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사상 최장시간 혈투 끝 페더러 꺾고 2년연속 우승컵 타이브레이크 3번 모두 이기며 호주오픈 이어 시즌 메이저 2승
“세손빈, 오래 기다리셨죠” 노바크 조코비치(오른쪽)가 15일 윔블던 남자단식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뒤 영국 캐서린 세손빈에게 트로피를 받고 있다. 조코비치는 결승에서 역대 최장인 4시간 57분의 접전 끝에 로저 페더러를 3-2로 꺾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런던=AP 뉴시스
조코비치는 15일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남자 단식 결승에서 윔블던 역대 최장인 4시간 57분의 혈투 끝에 페더러를 3-2(7-6<7-5>, 1-6, 7-6<7-4>, 4-6, 13-12<7-3>)로 눌렀다. 조코비치는 2년 연속 윔블던 왕좌를 지켜 우승 상금 235만 파운드(약 34억7000만 원)를 받았다.
치열한 접전이었다. 둘은 5세트 게임스코어 12-12까지 승부를 내지 못하고 타이브레이크에 들어갔다. 올해부터 윔블던은 마지막 세트에서 게임스코어 12-12가 되면 타이브레이크를 하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었다. 지난해까지는 2게임 차가 날 때까지 계속 경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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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의 정신력은 위기에서 더욱 강해졌다. 경기가 치열해질수록 페더러의 9번째 윔블던 우승을 보고 싶어 하는 응원 함성이 커졌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이날 세 차례(1, 3, 5세트) 타이브레이크를 모두 이기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그는 “웃기게 들리겠지만 관중이 ‘로저’를 외쳤을 때 나는 ‘노바크’로 들었다. 나 스스로 그렇게 들었다”며 특유의 강심장을 드러냈다.
조코비치는 페더러와 윔블던 결승에서 올해까지 세 번 만나 모두 이겼다. 조코비치는 “안타깝지만 이런 명경기에서도 한 명은 져야 한다. 내가 치른 가장 힘든 경기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페더러는 “엄청난 기회를 놓친 것을 빨리 잊으려고 노력하겠다. 나는 내 경기력에 만족한다”며 패자의 품위를 보였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 이어 시즌 메이저 2승을 거뒀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레이스 역시 열기를 더했다. 페더러가 20회로 1위이고, 이번 대회 4강에 오른 라파엘 나달(33·스페인·2위)이 18회로 2위, 조코비치가 16회로 3위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