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항의에 “오해 사 죄송” 사과… 교수회의서 다음학기 배제 결정 “지나친 조치” “펜스룰 해당” 논란
15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이 학교 영어영문학부 강사 A 씨는 지난달 9일 자신의 SNS에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의 하반신 사진과 함께 “언젠가부터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사람이 지나가면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아서 고개를 돌려 다른 데를 본다”는 글을 올렸다. A 씨는 “여대에 가면 바닥만 보고 걷는 편이다. 죄를 지은 건 아니지만 그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글을 본 숙명여대 학생들은 A 씨의 글이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여긴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고 보고 학생회를 통해 항의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A 씨는 7일 학생회에 보낸 사과문을 통해 “학생들을 예민한 여성 집단으로 생각한 적은 없다”며 “더욱 주의하겠다는 행동이 오해를 사서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 사이에선 학교 측의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스스로 조심하겠다는데 왜 퇴출시키느냐”며 “SNS에 게재한 글 때문에 강의를 못 하게 한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반면 “A 씨의 언행은 여성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논리가 깔린 펜스 룰에 해당하기 때문에 강단에서 퇴출하는 게 마땅하다”는 반론도 있었다.
학교 측은 “수업을 듣는 당사자인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에서 (A 씨가) 2학기 강의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내린 조치”라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