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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결정과정 올해도 ‘깜깜이’

입력 | 2019-07-15 03:00:00

[내년 실질 최저임금 1만318원]주요발언 요약 공개… 속기록 없어
누가 어떤 발언 했는지 공개 안돼… 생중계 방안 검토했다 없던 일로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내년도 최저임금(8590원)의 2.9% 인상을 의결하기까지 노사가 번갈아 회의를 불참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올해도 심의 과정에서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최임위가 속기록을 작성하지 않아서다.

올해 초 최임위는 전원회의를 국회처럼 생중계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노사 모두 부정적이었다. 게다가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추진하면서 류장수 전 최저임금위원장 등 공익위원이 일괄 사퇴하고 5월 최임위 진용이 새롭게 꾸려지며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최임위 회의가 공개되지 않는 이유는 노사 모두 발언 공개에 큰 부담을 갖기 때문이다. 주고받는 심의 과정상 발언을 하나씩 문제 삼을 경우 협상이 제대로 될 수 없다는 논리다.

현재 최임위는 2015년부터 전원회의 직후 회의록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이마저도 익명으로 주요 발언만 요약한다. 누가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알기 어렵다. 반면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은 개별 위원의 발언이 나온 속기록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향후 최임위가 투명성을 높이지 않으면 ‘최저임금이 깜깜이 심의로 결정된다’는 비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은 1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상률 2.9%에 대한) 근거라곤 눈을 씻고도 찾을 수 없다. 깜깜이 임금”이라고 비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발언 내용을 상세하게 공개해야 위원들의 막무가내식 주장과 주먹구구식 인상률 결정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은서 clue@donga.com·송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