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세리나 꺾고 윔블던 첫 정상… 빠른 발-정교한 플레이 앞세워 통산 1승 9패 절대열세 뒤집어
루마니아의 시모나 할레프(세계랭킹 7위)가 13일 영국 런던 윔블던 올잉글랜드 클럽 센터 코트에서 열린 2019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살아있는 전설’ 세리나 윌리엄스(미국·10위)를 2-0(6-2, 6-2)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할레프는 13일 영국 런던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에서 윌리엄스를 56분 만에 2-0(6-2, 6-2)으로 제압했다. 경기 후 할레프는 “내 테니스 인생 최고의 경기였다. 마지막 포인트를 따내는 순간 다리에 힘이 빠졌다”며 기뻐했다. 할레프는 트로피와 함께 우승 상금 235만 파운드(약 34억7000만 원)를 챙겼다.
할레프와 윌리엄스의 결승 대전이 확정됐을 때만 해도 그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2017년 세계랭킹 1위를 차지했던 데다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개인 통산 첫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까지 거머쥐었던 할레프지만 상대는 ‘여제’로 불리는 윌리엄스였다. 윔블던에서만 7차례 우승을 차지한 윌리엄스는 통산 메이저 단식 23회 우승으로 마거릿 코트(호주)의 최다 우승 기록(24회)을 바짝 쫓고 있다. 할레프는 이날 경기 전까지 윌리엄스에게 1승 9패로 절대 열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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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cm로 테니스 선수로는 키가 작은 편인 할레프는 이날 서브 최고 시속 173km를 기록했다. 175cm인 윌리엄스는 서브 최고 시속 189km로 여전한 힘을 과시했다. 메이저대회 중 유일한 잔디 코트 대회인 윔블던은 서브가 강한 선수가 유리한 대회다. 잔디는 표면이 미끄러워 바운드된 공의 감속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레프는 실책 3개에 그친 안정적인 플레이로 실책 26개로 자멸한 윌리엄스를 눌렀다. 할레프는 “루마니아에는 잔디 코트가 없다. 잔디 위에서 윌리엄스를 상대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윌리엄스는 경기 감각을 찾으면 도저히 막기 어려운 선수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틈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