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미래형 농장 ‘스마트 T팜’ 일정한 기온-안정적 환경 조성… 사업화 힘든 작물 재배에 탁월
이주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스마트팜융합센터 선임연구원이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스마트 T팜을 관리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강릉=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천연물은 동물이나 식물에서 유래된 산물을 뜻한다. 천연물 성분은 생물 유래 물질이다 보니 인체에 미치는 부작용이 적다. 장기간 쓸 수 있어 예방 차원에서 활용하거나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유리하다. 하지만 치료에 유효한 성분을 확실히 알기 어렵고 생물이다 보니 원료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다.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과학적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과학자들은 최근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천연물에서 특정 질병에 효과가 있는 물질을 찾고 있다. 우선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을 찾고 이를 공략할 후보 천연물을 발굴한다. 연구팀은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인 인터류킨4(IL-4)와 피부 장벽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데 관여하는 유전 물질인 ‘SPINK5’를 공략 대상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반변련에서 이 둘을 잡을 후보 물질을 발견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아토피에 잘 듣는 스테로이드의 경우 항염증 효과가 확실하지만 피부 장벽은 악화시키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이 천연물은 스테로이드만큼의 효능을 보이면서도 피부가 얇아지는 부작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KIST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에 있는 자생식물 ‘반변련’의 꽃. 강릉=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천연물의 연구는 미래형 농장인 스마트팜과 융합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첨단 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로 농장의 온실이나 축사를 관리하는 신개념 농장이다. 천연물은 같은 종이라도 산지와 나이, 기후에 따라 성분과 효능이 제각기 달라 사업화하기 어렵다. 그 대신 동일한 조건을 적용할 수 있는 스마트팜에서 키우면 성분과 효능이 균질한 천연물을 재배할 수 있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울 수 있다는 게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KIST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는 자율주행차가 도로의 정보를 모아 달리듯 식물의 데이터를 모아 식물과학을 활용해 자율 재배하는 스마트팜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빛과 공기, 온도, 양분 등 환경을 밖에서 제어하며 청정실에서 작물을 공산품처럼 생산하는 식물공장도 이날 소개됐다. 양중석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장은 “구역별로 일정한 기온과 상대습도가 유지되도록 환경을 제어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기능성 천연물의 재배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