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린드블럼.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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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전 한국야구대표팀 감독과 윤석민(KIA 타이거즈)은 KBO리그에서 투수 4관왕을 경험한 ‘유이’한 인물이다. 선 전 감독은 1989~1991시즌, 윤석민은 2011시즌 다승과 평균자책점, 삼진, 승률의 4개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역대 네 차례, 단 두 명만이 작성한 기록으로 최고의 투수의 상징과도 같은 훈장이다.
올 시즌에는 조쉬 린드블럼(32·두산 베어스)이 투수 4관왕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11일 현재 다승(14승)과 평균자책점(2.02), 삼진(120개), 승률(0.933)까지 4개 부문에서 1위에 올라있다. 기복 없이 꾸준한 투구를 뽐내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게다가 이닝(125이닝) 부문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KBO리그 부문별 시상식에서 투수에게 주어지는 상은 다승과 평균자책점, 삼진, 승률과 홀드, 세이브의 총 6개 부문이다. 이닝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리그 최다이닝 투수의 가치는 실로 엄청나다. 불펜의 중요성이 커진 터라 긴 이닝을 소화하며 계투진의 부담을 줄여주는 선발투수가 대접받는 시대다. 린드블럼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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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장수 외국인투수들은 갈수록 심해지는 상대 견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린드블럼은 오히려 더 진화하고 있다. 입단 첫해(2015시즌 롯데) 스플리터를 배우기 시작해 이제는 제2의 변화구가 됐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투심패스트볼(투심)의 완성도를 높여 타자들의 노림수를 복잡하게 했다. 꾸준한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라는 점이 린드블럼의 퍼포먼스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선발등판시 16승 3패(승률 0.842)의 팀 성적은 “개인기록보다 팀 승리만 생각한다”는 마음가짐이 투영된 것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