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 등 생태계 보호 위해,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 계획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은 산정화구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10월 1일부터 정상에 가려면 탐방예약을 해야 한다. 제주도는 연말까지 사전 탐방예약제를 시범운영한 뒤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이날 한라산 정상을 찾은 탐방객은 사전 예약이나 신청을 하지 않았다. 성판악 탐방로 진달래밭대피소나 관음사 탐방로 삼각봉대피소를 오후 1시까지 통과하면 정상인 백록담까지 산행이 가능했다. 하지만 10월 1일부터는 사전에 정상 탐방 신청을 해야 한다. 한라산 탐방예약제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12월 말까지 시범운영한 뒤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한라산 주요 탐방코스는 성판악, 관음사, 어리목, 영실, 돈내코 등으로 이 가운데 정상 탐방이 가능한 성판악, 관음사 탐방로에 대해 사전 예약제가 이뤄진다. 주말마다 한라산을 찾는 탐방객이 몰리면서 수용 능력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한라산을 찾은 탐방객은 2015년 125만5731명, 2016년 106만5898명, 2017년 100만1437명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겨울 한파로 인해 89만1817명으로 줄어든 가운데 탐방로별로는 성판악이 13만6886명으로 가장 많았고 어리목 11만1490명, 영실 10만538명, 관음사 2만6541명, 돈내코 2468명 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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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예약제 시행과 관련해서 적정 탐방객 수가 가장 큰 변수다. 적정 탐방객 수 산정을 위해 제주도는 지난해 한국자치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세계유산지구 등 탐방객 수용 방안 및 관리계획 수립’ 용역을 실시했다. 쉼터, 전망 공간, 대피소, 휴게소 등을 감안한 물리적 수용력을 산정한 결과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의 하루 수용 능력은 304명으로 나타났다. 정상 탐방이 가능한 성판악은 774명, 관음사 543명이다. 한라산 남벽분기점(해발 1600m)까지 가는 탐방로에서는 영실 689명, 어리목 622명, 돈내코 517명으로 각각 산출됐다. 연간 탐방 가능 일수(300일)에 적정 수용 능력의 90%를 적용하면 한라산 전체 탐방 가능 인원은 84만9150명이 된다.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적정 탐방객 수를 수용 능력의 80% 수준으로 정하면 하루 탐방 가능 인원은 성판악 619명, 관음사 434명이 되지만 계절별, 요일별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며 “시행 초기 다소 혼란이 발생하더라도 체계적인 탐방문화 정착을 위해 예약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