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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국 일가는 왜 월북했나…“최덕신 영화, 北주민 다 알아”

입력 | 2019-07-08 17:30:00

'남한판 황장엽' 최덕신 前외무장관 차남 입북
최인국 "부모 유지대로 조국통일에 여생 바쳐"
최덕신, 북한에서 영화까지 만들어져 체제선전
탈북민 "최덕신 영화 북한 주민이라면 다 알아"
아내 류미영도 북한에서 고위직으로 여생 보내
"최인국씨 어머니에 버금가는 자리 맡을 수도"
통일부 "관계기관,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 중"




미국에서 월북한 뒤 북한에서 사망한 최덕신 전 외무장관의 차남 최인국씨가 돌연 입북한 사실이 북한 선전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가 ‘부모님의 유언’을 언급한 것에 비춰봤을 때 가족사가 배경 중 하나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7일 “류미영 전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의 아들 최인국 선생이 공화국에 영주하기 위해 7월6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씨는 평양 국제비행장에서 도착 소감으로 “우리 가문이 대대로 안겨사는 품, 고마운 조국을 따르는 길이 곧 돌아가신 부모님의 유언을 지켜드리는 길이며 또 그것이 자식으로서의 마땅한 도리이기에 늦게나마 공화국에 영주할 결심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최씨는 부모의 유지대로 조국통일위업 실현에 여생을 다 바치려 한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최씨의 아버지 최덕신 전 외무장관은 평안북도 출신으로 1936년 중국 황푸 군관학교를 졸업하고 광복군에서 활동했다. 해방 뒤에는 육군사관학교 특별반 과정을 마치고 장교로 복무했다.

6·25전쟁 당시 제8사단장과 제11사단장을 지냈으며, 지리산 빨치산 토벌 당시 거창양민학살사건에 관여된 인물이다. 1953년 정전협정 당시 남측 대표로 협정 서명식에 참여한 그는 1군단장까지 올랐으며 1956년 중장으로 예편했다.

예편 후 주베트남 공사로 있던 최덕신은 5·16 군사쿠데타 이후 외무장관으로 발탁돼 2년 반 가량 활동했다. 이후 1963년 주서독 대사로 임명됐지만 재임 당시 ‘동백림 사건’과 개인 추문 등이 불거져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덕신은 주서독 대사에서 물너난 후 천도교의 ‘교령’직을 맡았으며, 국토통일원 고문과 종교협의회 회장, 한중문화친선협회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그러다가 공금 횡령과 인사 비리 등으로 교단에서 의혹을 받자 1975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의혹이 빚어진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도움을 주지 않으면서 박정희 정권과 등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덕신은 결국 1976년 8월 아내 류미영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으며, 1981년 평양을 방문하고 1986년 4월 장성한 자식들을 뒤로한 채 북한에서 영주권을 받았다.

이후 최덕신·류미영 부부는 북한에서 고위직에 올랐다. 북한에서는 이들을 체제 선전에 적극 이용했다.

특히 최덕신이 고위직 관료 출신이라는 점과 함께 독립운동가 최동오의 아들이었다는 점도 이들의 북한 생활의 뒷배가 됐다.

최동오가 만주에서 화성의숙을 운영할 당시 북한의 주석이었던 김일성이 6개월 간 그곳에서 생활했다.

북한에서는 1990년대 초반부터 제작된 시리즈물 영화 ‘민족과 운명’에서 그를 집중적으로 다루기까지 했다.

탈북민인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국군 1군단장과 장관을 하다가 장군님(김일성) 품을 찾아왔다는 내용이 핵심”이었다며 “위대한 장군님 품을 찾아서 한때 조국을 버린 사람도 찾아온다는 이런 주제였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김 대표는 “최덕신에 대해서는 북한 사람 누구나가 다 안다”며 “그의 아들이 북한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김정은 체제 선전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아내 류미영도 체제 선전에 적극 이용됐다. 류미영은 최덕신 사후에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 직책을 맡았으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과 상임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북한은 관영매체 등을 통해 류미영이 “조국통일성업에 모든 것을 바쳐왔다”고 선전했으며, 김일성훈장과 김정일훈장 등을 수여하기도 했다.

또 류미영은 2000년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당시 북측 단장으로 서울을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류미영이 남한에 남아있던 최씨 등 자녀와 상봉하는 장면이 언론에서 주목을 받았다.

다만 북한은 대외 선전매체를 통해 최씨의 입북을 홍보하면서도, 아직까지 관영매체에서는 그의 입북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어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곧 북한 관영매체도 보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냥 공개하는 것보다는 어머니 류미영이 했던 일이나 그에 버금가는 자리를 줘서 ‘최덕신의 아들이 왔다’고 하면 북한 주민들도 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김일성 사망 25주기에 맞춰 ‘기획 입북’이 추진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를 통해 주민들의 대내 결속에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현재 최씨의 입북 경로와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최씨의 구체적인 입북 경로·경위 등에 대해 “관계기관에서 파악 중에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