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은 야구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로 현장 우선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정예 대표팀 구성이 성공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10월 초 28명의 프리미어 12 최종엔트리를 발표하기 전까지는 매의 눈을 번뜩일 전망이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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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는 11월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서 연속우승에 도전한다. 4년 전 초대대회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12개 출전국이 4개국씩 3개조로 나눠 예선라운드를 치른 뒤 각조 상위 2개국, 총 6개국이 일본 도쿄에서 결승라운드를 펼쳐 우승을 가린다. 한국은 쿠바, 호주, 캐나다와 함께 C조에 속해 있다. C조 조별예선은 11월 6~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올해 프리미어 12에는 내년 도쿄올림픽 직행 티켓이 걸려있다. 일본은 올림픽 개최국이라 제외된다. 한국, 대만, 호주가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배정된 한 장의 직행 티켓을 다툰다. ▲ 결승라운드에 올라 ▲ 아시아·태평양지역 1위를 거머쥐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직행 티켓을 놓치면 내년 3월 세계예선으로 밀려난다. 올림픽 출전권 확보를 위한 여정 또한 훨씬 험난해진다.
중책을 맡은 인물이 김경문 감독(61)이다. 11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승으로 금메달 신화를 쓴 명장이다. 아시아야구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이라 상징성과 의미는 더 컸다. 야구가 내년 도쿄에서 1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부활한 만큼 출전권을 획득한다면 김 감독과 한국야구는 올림픽에서도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수성에 나선다.
김 감독은 1월말 선임된 직후 코칭스태프를 구성하고, 2월중 국내구단들이 스프링캠프를 차린 일본 오키나와를 다녀온 데 이어 3월초에는 오사카에서 일본-멕시코의 국가대표팀 평가전을 관전하는 등 바삐 움직이고 있다. KBO리그 개막 이후로는 국내구장으로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있다. 잠실구장이 사실상 김 감독의 근무처일 정도로 현장에 밀착해있다. 최정예 대표팀 구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사전준비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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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이 풍족하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김광현(SK 와이번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을 뒷받침할 젊은 투수들이 부족하다는 것이 현장 야구인들의 중론이다. 김 감독도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그 역시 “(베이징올림픽 우승 멤버들을 이을) 투수가 안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도 책임을 맡은 이상 “뽑아놓으면 다 열심히 잘하는 게 우리 선수들”이라며 긍정의 주문을 스스로에게 걸고 있다.
요즘 김 감독의 관심사 또한 온통 프리미어 12에 출전할 대표선수 선발이다. 7월말 80명 선의 1차 예비엔트리, 9월초 45명의 2차 예비엔트리, 10월초 28명의 최종엔트리 발표가 공식 일정이다. 80명이든, 45명이든 어쩌면 뻔할지도 모른다. 각 팀을 대표하는 핵심선수라면 최소한 45명에 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최종 28명이다. 벌써부터 김 감독도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매달 나만의 28명 엔트리를 작성하고 있다”며 웃었다. 또 투수진을 몇 명으로 채울지, 내야수와 외야수의 비율은 어떻게 조정할지도 고민스럽다. 김 감독은 “투수를 12명 또는 13명으로 정하고 나면 포수와 야수가 남는데 내야수를 8명, 외야수를 6명으로 갈지 아니면 그 반대로 갈지 (최종엔트리 제출 직전) 각 파트 코치들과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3개월이 남아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의 마음속 시계는 이미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