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다음주께 시간 조율해 편하게 김명환 만날 것" 국회 연설에선 "김명환 구속수사가 능사였느냐" 민주노총에 잇딴 화해 제스처…노동계 달래기 해석 "민주노총만 아니라 한국노총, 경총, 전경련 등도 만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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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김명환 위원장의 조건부 석방을 계기로 이인영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재추진하고 대정부 투쟁을 선포한 민주노총에 화해의 메시지도 발신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4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의 면담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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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내대표 취임 직후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민주노총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조율해 왔다. 그러나 국회 앞 집회에서 경찰 폭행 등의 불법행위를 주도한 혐의로 김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면담은 미뤄져 왔다.
이 원내대표는 “먼저 비공식적으로 만나고 그 다음에 필요하면 공식적·공개적으로 만날 것”이라며 “꼭 민주노총만 만나려는 것은 아니고 국회가 정상화되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경제단체와 노동단체를 모두 다 만나려 한다. 빠르면 다음주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합의를 아주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며 “매주 토요일에 정례화해 틀을 갖추지 않고도 만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부연했다.
이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민주노총 달래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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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문재인 정부 출범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노동 현안마다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는 여권 내 반감이 커지면서 민주당과의 거리도 자연스레 멀어졌다.
이 원내대표의 전임이자 대우차 노조위원장 출신인 홍영표 전 원내대표조차 지난해 11월 “지금 민주노총과는 말이 안 통한다. 항상 폭력적인 방식을 쓴다”고 맹비난하고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민주노총과 전교조를 두고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고 한 것이 여권의 기류 변화를 반영했다.
반면 이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계속해서 민주노총에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여당과 사사건건 충돌해온 민주노총이지만 노동계가 현 정부의 주요 지지기반이었다는 점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노무현 정부가 노동계와 대립각을 세운 것이 레임덕을 가속화시켰던 뼈 아픈 경험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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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이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노총 위원장의 구속을 통한 수사가 정말 능사였는지 저는 반문한다”며 김 위원장 구속수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 이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의 구속을 막아달라며 민주노총이 요청한 탄원서 작성을 거절한 적이 있지만 이는 국회 앞에서 열린 폭력시위가 구속 사유였는데도 선처를 탄원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노총과의 관계를 악화된 상태로 방치하면 당의 지지기반이 무너지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무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도 있다”며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는 데 대한 정치적 부담이 있을텐데도 이 원내대표가 용기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