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소설집으로 돌아온 장강명 작가
장강명 작가는 “2010년 이후 다양한 사회 문제를 이야기로 짓는 작가군이 등장한 것 같다. 조남주, 주원규, 정아은 작가 등을 마음의 동지로 삼고 있다”고 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해고, 취업난, 자영업 과잉 등의 문제가 1부 ‘자르기’, 2부 ‘싸우기’, 3부 ‘버티기’에 골고루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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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이 망한 뒤 주인 할아버지는 경쟁 가게에 취업하려 하고(현수동 빵집 삼국지), 동료였던 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를 공격한다(공장 밖에서). 갑을이 아닌 을을의 싸움 같다.
“작품 주인공들은 올가미에 걸려 옴짝달싹 못 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인생은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의미를 껴안아야 하는데, 사회 시스템은 결코 그걸 허용하지 않는다. ‘산 자들’이지만 ‘죽은 자들’만 못한 삶이다. 자본주의의 비극, 한국 경제구조, 자영업 과잉 등 여러 층위에서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본다.”
―희망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한 줄짜리 해결책은 없다. 다만 하나만 바로잡으면 된다는 식의 단순주의는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대기업, 방송국, 고용인 등 하나를 악마화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3부의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에서 서로를 악마화하지 말고 대화하자는 메시지를 살짝 담긴 했다.”
―1970년대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공’, 1980년대 ‘원미동 사람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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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문제로 고민한 경험이 있는지.
“20대와, 30대 후반에 한 번씩 회사를 그만뒀다. 언론사를 그만둔 두 번째 퇴사 때에는 스트레스로 힘들었다. 대한민국 남녀노소 모두가 정도는 달라도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다. 일자리를 잃고 계급에 변화가 생기면 사람들이 멸시하기 시작하고 존엄에 금이 간다. 그게 일자리 문제의 핵심이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