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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 ‘지광국사탑 환수’ 숙원 이뤄질까?

입력 | 2019-06-20 03:00:00

日에 밀반출된 후 경복궁에 세워져
보수 위해 문화재연구소에 옮겨져… 20일 문화재위원회서 협의 예정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은 경복궁 경내에 있다가 현재는 해체돼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보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원주시민들은 보수를 마친 뒤 이 탑이 제자리인 법천사지로 환수되기를 바라고 있다. 원주시 제공

강원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지에 있던 지광국사탑(智光國師塔)을 환수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지광국사탑은 1912년 일본으로 밀반출됐다가 3년 뒤 반환돼 경복궁에 세워졌다. 현재는 보수를 위해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옮겨져 있다.

원주시는 오랫동안 지광국사탑의 환수를 정부에 요청했고 20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문화재위원회 회의에 이전 건이 상정돼 협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어 22일에는 법천사지에서 지광국사탑 환수를 기원하는 음악회 ‘백년의 기다림’을 연다.

특히 지광국사탑 환수에는 불교계뿐 아니라 천주교계도 마음을 모았다. 이번 음악회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 정념 주지 스님과 천주교 원주교구장인 조규만 주교가 함께 참석해 지광국사탑의 원주 이전을 염원한다.

천주교 원주교구 관계자는 “고려시대 최고의 석탑인 지광국사탑은 단지 불교만의 미술품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문화재로 원주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조 주교가 행사 취지에 공감하고 흔쾌히 음악회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음악회에서는 원주 지역 전문 공연 예술인들이 무대에 올라 클래식, 포크음악 등을 연주하고 승무(僧舞)도 펼칠 예정이다.

국내 최고의 아카펠라 그룹 ‘메이트리’가 특별 출연해 아름다운 화음을 선사한다. 또 국형사합창단과 천주교 양업합창단이 한 무대에 선다. 원주시는 시민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오후 3시 20분 따뚜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할 방침이다.

지광국사탑이 원주로 돌아오면 현재 강원도와 원주시가 추진 중인 법천사지와 거돈사지, 흥법사지의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법천사지의 역사적 가치도 높아져 한국 미술사학계의 관심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탑은 고려시대 승려인 지광국사 해린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으로 1070∼1085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높이 6.1m로 통일신라 이후의 탑이 8각을 기본형으로 한 데 비해 이 탑은 4각의 평면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기단 네 귀퉁이에 사자상이 1구씩 배치되는 등 장식이 정교하고 엄숙한 멋이 특징이다. 1962년 국보 제101호로 지정됐다.

음악회를 준비한 원주시역사박물관의 박종수 관장은 “이번 음악회를 통해 종교계와 원주시민의 마음을 한데 모아 백년의 기다림을 간절한 마음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법천사지를 원주 최고의 명소로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