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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日보다 2년 늦게 시동 건 수소경제, 머뭇거릴 시간 없다

입력 | 2019-06-12 00:00:00


일본이 이달 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 유럽연합(EU)과 ‘수소경제 동맹체’ 결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기업들로 구성된 민간 협의체 외에 수소경제 협력을 위한 국가 차원의 조직이 만들어지는 것은 처음이다.

자타 공인 수소경제 선두주자로 꼽히는 일본이 이 같은 동맹 결성에 앞장서는 것은 한국을 견제하고 글로벌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성격이 짙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수소에너지로 눈 돌린 일본은 2017년 세계 최초로 국가 차원에서 ‘수소 기본전략’을 수립한 데 이어 내년 도쿄 올림픽까지 수소사회 진입을 목표로 인프라 확대에 주력해왔다. 그런데 한국이 올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2030년 수소차·연료전지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자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일본이 견제할 만큼 한국은 수소 활용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자동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고 지난해엔 한 번 충전으로 세계에서 가장 먼 거리(609km)를 주행하는 수소차를 내놨다. 핵심부품 국산화율도 99%에 이른다. 하지만 충전소, 보조금 등 각종 규제에 발목 잡혀 경쟁국에 주도권을 빼앗긴 측면이 없지 않다. 일례로 일본이 입지 규제를 과감히 풀어 수소충전소 110곳 이상을 구축한 것과 달리 한국은 도심 설치가 불가능해 충전소가 21곳에 불과하다. ‘규제 샌드박스’ 1호로 8월 완공되는 국회 수소충전소가 서울시내 첫 상업용 충전소다.

글로벌 수소산업은 2050년이면 연간 2조5000억 달러(약 295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세계 각국의 총성 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한국이 수소경제의 진정한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도약하기 위해선 남아 있는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풀고 보조금 정책,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일본처럼 다른 나라들과 양자 및 다자 간 협력을 강화해 국제 표준기술을 선점하는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국회에 계류돼 있는 수소경제 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통과도 필요하다. 각국이 빠르게 치고 나가는 만큼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