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가 28일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 등 7개국 신임 대사들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환담하면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참여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이에 우리 외교부는 “중국이 장 대사 이외 다른 대사의 환담 내용을 통틀어 설명한 것”이라며 중국 측의 일방적 발표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3월에도 이낙연 국무총리와 리커창 총리의 회담 때 한국이 적극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지만 우리 정부는 부인한 바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는 해외 인프라 건설 투자 등을 통해 주변국들을 연결하겠다는 대형 프로젝트로 유라시아 대륙부터 아프리카 해상까지 거대 경제권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120여 개 국가가 협력문서에 서명했지만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일대일로에 맞서 미국은 중국 포위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면서 한국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화웨이 봉쇄 등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한국이 미중 양측에서 받는 압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우리의 신남방·신북방 정책과 역내 다양한 구상들 간에 접점을 모색하고 협력을 추진해 나간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밝혀왔다. 안보 동맹국인 미국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대결 구도 속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모호한 외교적 수사를 되풀이하는 형국이다. 이낙연 총리가 어제 외교부에 미중 분쟁 문제를 전담할 조직의 구성을 검토하라고 했다지만 그것으로 그간의 무대응·무대책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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