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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유람선 사고…특허청 옛 동료 부부 세 쌍 날벼락

입력 | 2019-05-30 19:29:00


29일 오후 9시 5분(한국 시간 30일 오전 4시 5분)경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탑승자 중에는 부부 동반으로 여행을 떠났던 특허청 출신 전직 공무원들이 있었다. 이들 세 쌍의 부부 중 1명만 구조되고 나머지 5명은 실종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30일 특허청에 따르면 침몰 유람선에 탑승했던 최모(63·충남 서산시), 안모(61·대전시 중구), 유모 씨(62·세종시)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차례로 서기관을 지내다 명예퇴직했다. 이들은 옛 내무부 출신으로, 비슷한 시기에 특허청으로 옮겨와 공직생활을 하면서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친분으로 이번에 부부동반 해외여행에 나섰다가 안 씨만 구조되고 나머지 5명은 30일 오후 5시 반 현재까지 실종된 상태다.

최 씨는 퇴직 후 2012년부터 아내 이모 씨(59)와 함께 충남 서산으로 귀촌해 농사를 지어왔다. 안 씨 역시 대전에 살면서 이들과 유대를 맺어오다 이번 부부동반 해외여행에 나섰다. 유 씨는 세종시에 살면서 아내 설모 씨(57)와 동행했다가 함께 실종된 상태다.

이들과 함께 근무했다는 특허청의 한 관계자는 “세 분 모두 2~3년 차이로 옛 내무부에서 특허청으로 옮겨와 심사와 심판 부서에서 근무했다”며 “모두 성실하고 조직 내 평판도 좋았다”고 회고했다.

서산시 관계자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최 씨 자녀들과 통화를 해보니 오늘 현지로 떠나려다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내일 오전 여행사 관계자들과 출발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 씨 가족도 31일 부다페스트 현지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탑승자 중에는 충남 논산에 거주하는 정 모 씨(31·여)가 남동생(28)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누나만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 가족들은 “딸이 최근 회사를 그만두고 기분을 전환하겠다며 남동생과 여행을 떠났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고 통곡했다. 정 씨 남매의 어머니는 헝가리 사고 현장 방문을 위해 출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와 세종시, 충남도 등 해당 자치단체는 시민안전실이나 재난안전실이 중심이 돼 사고대책수습지원반을 꾸려 현지 구조상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피해 주민별로 전담 직원을 지정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강혁 대전시 시민안전실장은 “가족들의 현지 방문을 돕기 위해 재난관리기금 등으로 항공료와 체류비 등도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