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한화 최재훈이 사구를 맞고 있는 모습.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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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30)은 올 시즌 팀이 치른 54경기 중 51경기에 나섰다. 29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안방은 그의 몫이었다. 오른쪽 어깨에 길이 20㎝, 너비 10㎝ 가량의 커다란 멍자국이 선명한데도 경기에 앞서 팀 훈련을 마치자마자 20분간 개인 체력훈련을 따로 소화했다. 그 뒤에도 숨 돌릴 틈은 없었다. 이번에는 이날 선발등판한 외국인투수 채드 벨과의 전력분석미팅이 기다리고 있었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매일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다. 그러나 몸이 불편하면 적절한 휴식으로 원기를 되찾아야 할 텐데도, 다른 포수들처럼 최재훈 역시 손사래를 쳤다. 그는 “(김)종민이 형도 잘하고 있고, 지금은 아파서 잠시 2군에 가있는 (지)성준이도 잘하고 있지만 내가 아프다고 빠질 순 없다. 지금 팀 상황도 어렵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시퍼런 멍은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때 맞은 사구 때문이다. 최재훈은 “올해 이영하(두산)한테만 두 번이나 맞았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마치 경기 도중 얻은 ‘영광의 상처’라도 되는듯 멍자국을 내보이기까지 했다. 벌써 5개의 사구를 기록 중이다.
긍정의 힘은 최재훈이 힘겨운 안방지기 생활을 견딜 수 있는 원동력이다. 그는 “머리가 아프다. 입력할 게 많으니까”라고 말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날그날 상대 타자들의 성적은 물론 습성과 컨디션까지 미리 파악해야 하고, 경기에 앞서 선발투수와 게임 플랜을 짜서 공유해야 한다. 또 경기 중에는 수시로 변하는 상황에 반사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자리가 포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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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