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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에 뿔난 트럼프, 3분만에 나가버려

입력 | 2019-05-24 03:00:00

백악관서 인프라투자 회동… 민주당 지도부 탄핵논의에 분노
악수도 안하고 자리 박차고 떠나




깜짝 기자회견 오른손을 치켜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강력히 성토했다. 그는 이날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담을 3분 만에 중단한 채 “2016년 러시아의 대선 개 입에 대한 허위 조사를 중단할 때까지 야당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연단 아래에는 2017년 5월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목표로 출범한 로버트 뮬러 특검이 675일간 3500만 달러를 쓰고, 2800개의 소환장을 발부했으며, 500명이 넘는 증인을 불렀지만 ‘러시아와의 공모도, 사법방해 의혹도 없었다’는 말이 쓰여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자신의 탄핵을 논의한 민주당과 정면충돌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약 2조 원의 예산이 투입될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논의하기 위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를 만났다.

회동 시간에 약 15분 늦은 트럼프 대통령은 화가 난 표정으로 입장했다. 또 악수조차 하지 않은 채 펠로시 의장과 슈머 대표 사이에 마련된 자신의 자리가 아닌 테이블의 다른 자리로 갔다. 그는 이곳에서 선 채로 “이런 상황에서 논의할 수 없다. 나에 대한 가짜 조사를 끝내라”고 한 뒤 3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전 민주당이 비공개 회의를 통해 자신의 탄핵 가능성을 논의했다는 점에 대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수 의원만 탄핵을 요구했던 과거와 달리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도 탄핵에 동조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회담 전 기자들에게 “대통령을 포함해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러시아와의 공모 의혹을) 은폐하기 바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직후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나는 은폐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미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펠로시 의장도 ‘맞불’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은 명백한 사법 방해를 하고 있고, 은폐에 가담했다. 이는 탄핵할 수 있는 범죄”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대통령이 분노 발작(temper tantrum)을 했다’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P통신은 미 국방부가 이란을 겨냥해 최대 1만 명의 병력을 중동에 보내는 방안을 백악관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22일 전했다. 로이터도 중동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가 국방부에 약 5000명의 파병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비용 등을 이유로 ‘해외 주둔 미군 축소’를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