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코리안 몬스터’가 아니라 ‘메이저리그 몬스터’다. 류현진(LA 다저스)이 20일(한국시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7이닝 무실점 완벽한 투구를 펼친 그는 팀의 8-3 승리를 이끌며 시즌 6승을 수확했다. 평균자책점을 1.52로 낮추며 메이저리그 전체 1위로 올라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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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시즌 류현진(32·LA 다저스)의 기세는 뜨거운 것을 넘어 불타오른다는 표현이 딱 맞다.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5안타 1볼넷 5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6승(1패)째를 챙겼고, 평균자책점 1.52로 메이저리그(MLB)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투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인 평균자책점 부문 1위는 류현진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18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뒤 다저스 구단의 퀄리파잉 오퍼(QO)를 받아들였을 때만 해도 류현진이 지금과 같은 핵심 선발로 활약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진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이 같은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으며 올 시즌 MLB에서 가장 강력한 선발투수 중 하나로 우뚝 섰다. 그래서 KBO리그(한화 이글스) 시절부터 오랫동안 류현진을 지켜본 김인식 전 감독(72)과 송진우 한화 투수코치(53), 정민철 MBC스포츠+ 해설위원(47)에게 상승세의 비결을 물었다.
● 2006년의 류현진을 돌아보다
김 전 감독은 류현진의 KBO리그 데뷔 첫해인 2006시즌을 돌아봤다. 당시 류현진은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거머쥐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006년에는 공은 더 빨랐지만, 지금처럼 정교한 맛은 없었다. 체인지업도 입단 당시에는 던지지 않았는데, 구대성과 송진우가 던지는 것을 보고 배웠다. 그때부터 익히기 시작했는데, 미국에서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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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라진 팔스윙과 완벽한 제구력
김 전 감독이 분석한 올 시즌 순항의 비결은 다양한 구종과 빨라진 팔스윙이다. 김 전 감독은 “데뷔 초에는 무작정 공을 빠르게만 던졌지만, 미국에선 컷패스트볼(커터)과 투심패스트볼(투심)까지 던지는 등 구종이 다양해졌다. 몸쪽 공략도 잘하니 타자들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힙턴과 팔스윙, 즉 힘을 모아서 던지는 순간의 동작이 빨라졌다. 그 동작이 빠르면 타자 입장에선 확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커터와 체인지업도 확실히 회전이 먹힌다”고 했다.
송 코치는 류현진의 피칭메뉴와 제구력에 주목했다. 그는 “현진이의 구속은 MLB에서 빠른 편이 아니다”며 “그 공으로 타자와 승부에서 이기는 방법은 원하는 코스에 완벽하게 던지는 것뿐이다. 커터와 체인지업, 커브, 투심 등 모든 구종에 자신감이 커진 덕분에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승부가 가능하다. 완벽한 제구와 다양한 구종이 상승세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 달라진 환경과 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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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 전 감독은 제자의 활약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정도로 잘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2011시즌 16승을 거두는 등 MLB 통산 77승을 기록 중인 데릭 홀랜드(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비슷할 것으로 봤다. 이후 부상도 있었고, 어려운 시간을 보낸 것을 고려하면 정말 정신력이 대단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