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보고 외 팩스 등 6~8회 정도 보고" "언론보도 보고 먼저 증인하겠다 연락" "당시 靑행정관 명확한 기억 도움받아"
박근혜 정부 시절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정호성(50)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4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재판에서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에게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보고가 이뤄졌다’고 법정 진술했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보고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전 비서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권희) 심리로 이날 열린 김 전 실장의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 속행공판 증인으로 출석해 “대면보고 외에 서면으로 올라온 보고서와 팩스 등을 합쳐보면 정확하지는 않지만 6~8회 정도 보고서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올린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 전 비서관은 참사 당일 오후와 저녁 각 한 차례 취합한 보고서를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보고를 했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관저에 올라갈 때 최종적으로 몇명을 구조했다는 보고서를 대통령 책상 탁자 옆에 올려놓은 것 같다”며 “점심을 먹고 나서 안봉근 전 비서관에게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저에서 대통령에게 보고를 드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다녀온 이후에는 추가 상황이 궁금하실테니 팩스로 (보고를) 여러 번 넣었고, 마지막으로 보고를 넣은 이후에도 보고서를 종합적으로 보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 당시에는 말하지 않았던 사실을 이제 말하냐’는 변호인 질문에 “기억이 가물했는데 (당시 같이 근무한) 행정관들이 명확하게 기억을 하고 있어서 그 이야기를 듣고 조금 더 기억을 되살릴 수 있었다”고 답변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자발적으로 이 사건 증인으로 나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번에 우연히 김 전 실장이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추궁을 받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봤다”며 “제가 청와대 업무보고를 담당했기 때문에 자세히 설명을 드리면 판단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연락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기춘·김장수 전 실장은 2014년 7월 국회 서면질의답변서 등에 ‘비서실에서 실시간으로 시시각각 20~30분 간격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박 전 대통령은 사고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는 허위 내용으로 공문서 3건을 작성해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