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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안정성-신용 등 ‘우수’… 정부가 인증한 강소기업에 청년 몰린다

입력 | 2019-05-14 03:00:00

올해 우수 중소기업 1만4127개 발표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중견기업 일자리드림 페스티벌’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기업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우수한 중소기업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매년 강소기업 및 청년 친화 강소기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대전에 있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업체 ㈜플랜아이는 사내복지기금을 조성해 전세자금이나 생활안정자금 등이 급히 필요한 직원에게 대출해주고 있다. 이 회사에 재직하는 직원이라면 누구나 5년간 무이자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직원 대부분이 결혼 적령기이거나 신혼부부라 기금 활용은 활발하게 이뤄진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기업처럼 큰 복지 혜택을 줄 순 없지만 작게나마 복지제도를 운영해 직원들 사이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1일 정부는 플랜아이를 포함해 2019년 강소기업 1만4127곳을 발표했다. 강소기업이란 고용유지율과 신용평가 등급, 임금 체불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가 선정하는 우수 중소·중견기업이다. 고용노동부는 구직 청년들에게 질 좋은 중소·중견기업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강소기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청년들은 취업난을 호소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 강소기업 선정되려면 산재 대비 필수

고용부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추천하거나 스스로 지원한 기업 4만1048곳을 대상으로 7가지 결격 사유를 심사했다. △2년 내 임금 체불이 발생한 기업 △2년 연속 동일 업종 규모별 평균과 비교해 고용유지율이 낮은 기업 △2년 내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 △신용평가 등급이 B― 미만인 기업 등은 제외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산재 사망사고 발생 여부를 결격 사유에 새롭게 포함시켰다. 그만큼 안전기준을 강화했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지난해까지는 강소기업을 선정할 때 노동자 1만 명당 사고사망자 비율을 뜻하는 ‘사망사고 만인율’을 활용했다. 동일 업종 평균보다 사망사고 만인율이 높은 기업은 탈락시킨 것이다. 이는 역으로 보면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해도 업계 평균치를 넘지 않으면 강소기업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는 얘기다.

정부는 올해부터 강소기업 발표 후에도 산재 사망사고나 임금 체불 현황 등을 모니터링해 결격 사유가 생기는 즉시 선정을 취소할 방침이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일터의 안전을 더 보장받게 되는 셈이다.

○ 청년 친화 강소기업 별도 선정

2016년부터 정부는 청년이 희망하는 수준의 임금 수준과 근무 환경을 갖춘 ‘청년 친화 강소기업’을 별도로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신청공고를 통해 접수한 기업 혹은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기업 중 △임금 분야 △일·생활 균형 분야 △고용안정 분야에서 우수한 기업을 세 분야별로 700곳씩 선정한 뒤 중복된 기업을 제외하고 발표한다.

지난해 12월 이렇게 선정된 청년 친화 강소기업은 모두 1127곳에 이른다. 고용부에 따르면 임금 분야에서 청년 친화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의 1년 차 평균 연봉은 약 2996만 원이다. 5년 뒤 임금상승률은 평균 29.1%에 이르러 약 3856만 원을 받게 된다.

고용안정 분야에서 선정된 기업의 경우 정규직 근로자의 비율이 평균 98.7%에 달한다. 만 15∼34세의 청년 근로자 비중이 절반을 넘고, 2년간 고용유지율은 70%에 가깝다. 청년 근로자를 찾아보기 힘든 다른 중소기업에 비해 젊은 인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 강소기업 선정되면 어떤 혜택 받나


강소기업 및 청년 친화 강소기업으로 선정되면 정부로부터 홍보와 재정, 금융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먼저 고용부가 운영하는 취업정보 포털사이트 워크넷(work.go.kr)과 네이버에 기업 정보가 제공된다.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우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고 고용창출장려금, 고용안정장려금 등 정부에서 나오는 각종 장려금을 신청할 때도 가점을 받는다.

기업들은 강소기업 및 청년 친화 강소기업으로 선정되면 청년 구직자들 사이에서 ‘좋은 기업’이란 이미지를 얻게 되는 것을 ‘최대 혜택’으로 꼽는다. 고용부 관계자는 “강소기업이라는 타이틀이 청년 구직자들에게는 지원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2019년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A회사 관계자는 “강소기업에 선정되기 전보다 6배 이상 지원자가 늘었다”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기업 인식 개선 외에 실질적인 혜택은 부족한 것 같다”며 “무엇보다 직원들이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정부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소기업과 청년 친화 강소기업 목록 및 기업 정보는 워크넷에서 볼 수 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