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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1:1 영수회담’ 민주당 ‘5당대표 회담’ 기싸움 셈법

입력 | 2019-05-13 15:16:00

한국당, 단독회담 성사시 제1야당 존재감 부각
靑·민주당 ‘여야정 상설합의체 연장선상’




13일 오전 경북 구미시 선산읍 구미보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황 대표는 나경원 원내대표, 소속 의원, 시민들과 함께 구미보를 건너 낙동강 둘레길을 걸으며 4대강 보 철거 저지를 위한 행진을 했다.2019.5.13/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회동 방식을 놓고 여야의 셈법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은 여야 5당 대표가 모두 참석하는 회동을 원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이 회담을 제안한 지 닷새가 지난 13일에도 황 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요구하고 있다.

황 대표는 단독 회담을 성사시킬 경우 제1야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어 ‘1대 1’ 회담을 주장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당이 선거제 개편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대해 장외투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에 찬성한 여야 4당 대표와 황 대표가 함께 회담 자리에 참석할 경우 한국당이 회담의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의 당내 입지가 확고하지 않다는 점도 황 대표가 단독 회담을 요구하는 이유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의 관계자는 “내년 총선까지 황 대표가 특별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정치 이슈가 거의 없어 이번 장외투쟁과 회담 이슈를 함께 엮어 당의 장악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뉴스1 © News1


반대로 당청과 야 3당은 황 대표의 단독 회담 제안에 부정적이다.

문 대통령의 5당 대표 회담이 인도적 대북 식량 지원을 논의하기 위한 제안이었고, 회담의 성격이 지난해 8월 여야 5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황 대표와의 1대 1 회동은 어렵다는 것이 청와대와 여야 4당의 주장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미 제안한 바 있는 5당 대표 회동이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며 “청와대는 산적한 국정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정상 가동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신임 원내부대표들과 국립 서울 현충원을 참배한 뒤 “여야정 상설협의체가 5개 당으로 출범했기 때문에 그 당시와 달리 원내교섭단체 중심으로 가자는 견해는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5당 대표 회담, 여야정 상설협의체가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씀했는데, 최대한 5당 대표 회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경북 구미시 구미보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영수회담을 왜 해야 하는지 회담의 목적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애당초 정책 전환을 염두에 두지 않고 야당 대표들을 들러리 세우겠다는 발상부터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