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152개 규모(102만㎡)의 터에 지어진 이 공장은 한국 기업이 미국에 건설한 첫 대규모 석유화학 플랜트다. 원유에서 나온 ‘나프타’로 만드는 일반적 ‘나프타크래커(NCC)’ 플랜트와 달리 생산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미국산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을 이용해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3대 ‘오일 허브’로 불리는 멕시코만의 셰일가스 집산지인 몽벨류에서 약 200km에 이르는 가스관을 통해 공급된 에탄은 이 공장에서 플라스틱 페트(PET) 병과 폴리에스테르 섬유의 원료로 쓰이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으로 변신한다.
9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 롯데케미칼 미국 공장 준공식에서 실비아 메이 데이비스 백악관 정책조정 부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대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승리이며, 한국의 승리이고,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공장 준공식을 축하했다. 루이지애나(레이크찰스)=박용기자 par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실비아 메이 데이비스 백악관 정책조정 부보좌관을 통해 “한국기업이 미국 화학공장에 투자한 것으로 가장 큰 규모의 이 투자는 미국의 승리이며, 한국의 승리이고,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준공식에 참석해 “이 공장의 준공이 한미동맹의 증거라면 공장의 발전은 한미동맹 발전의 증거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으로 만든 에틸렌의 생산비는 원유에서 나온 ‘나프타’로 만든 같은 제품의 반값에 불과하다. 셰일가스 생산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미국산 셰일가스는 세계 에너지 산업과 석유화학 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지난달 28일 울산공장에 롯데케미칼 미국 공장에서 처음 생산한 EG 제품 1만4500t을 실은 배가 도착하면서 한국도 ‘셰일가스 혁명’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세계 경제 둔화 속에 값싼 셰일가스 석유제품 공급이 확대되면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을 시작으로 석유화학업계의 ‘옥석가리기’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루이지애나(레이크찰스)=박용 특파원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