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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새 음악감독에 오스모 벤스케 선임…‘친화적’ 지휘자로 인정받아

입력 | 2019-05-02 14:50:00


‘지휘강국’ 핀란드를 대표하는 지휘자 중 한 사람인 오스모 벤스케(66·미국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가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이끌어갈 새 음악감독으로 선임됐다. 서울시립교향악단 강은경 대표이사는 2일 취임 1주년을 맞이하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벤스케를 2020년 1월부터 활동하는 임기 3년의 음악감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벤스케는 클라리네티스트로 음악 인생을 시작했으며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을 지냈다. 핀란드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에서 지휘를 배웠고 1982년 브장송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국제적 지휘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3년부터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재직해왔으며 핀란드 라티 교향악단 상임지휘자를 거쳐 라티 교향악단 명예지휘자도 맡고 있다.

그는 핀란드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연주로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아왔으며,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집 두 종을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및 라티 교향악단과 함께 음반사 BIS에서 발매했다.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교향곡 1, 4번 음반은 2013년 독일 음반평론가협회상과 2014년 그래미 교향악부문상을 수상했다.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는 베토벤 교향곡 전집도 발매했으며 최근에는 말러 교향곡 전집을 연속해서 발매하고 있다. 이들 전집도 베토벤 교향곡 4, 5번 앨범이 그라머폰 ‘편집자의 선택’으로 선정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발매된 말러 교향곡 6번 앨범은 영국 음악전문지 BBC 매거진이 ‘벤스케가 악단을 확고하게 장악해 압도적인 클라이맥스로 몰아간다’고 찬사를 보냈다.

벤스케는 이날 공개한 영상메시지에서 “객원지휘자로서 서울시향과 여러 차례 호흡을 맞췄는데 할 때마다 즐거웠다. 서울시향은 열정과 역량, 좋은 음악을 만들려는 의지로 가득 찬 악단으로 앞날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 대표는 “벤스케는 한 오케스트라와 인연을 맺으면 20년 이상 전력투구하며 악단을 세계 수준으로 견인해 ‘오케스트라 빌더(Orchestra Builder)’라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시향과도 이 같은 성장을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선임 이유를 밝혔다.

서울시향은 2016년 지휘자추천자문위원회를 발족한 뒤 교향악단, 단원, 관객 및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음악감독 선정 작업을 펼쳐왔다. 강 대표는 “벤스케는 2015년 이후 네 차례 서울시향을 객원 지휘했는데 이 때마다 관객과 평론계의 큰 호평을 받았으며, 어떤 레퍼토리든 서울시향만의 색깔을 내면서도 단원들까지 크게 매료시켜왔다”고 덧붙였다.

벤스케는 2015년 베토벤 교향곡 5번, 2018년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 2019년 시벨리우스 교향곡 6, 7 번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서울시향과 선보여 왔으며 가장 최근인 시벨리우스 교향곡 연주는 “물 위를 부유하는 듯한 대목을 이지적 균형감으로 조형하면서 은근한 유동감으로 일렁이게 만드는 등 지휘자의 해석이 돋보였다”(음악 칼럼니스트 황장원)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는 또한 라티 교향악단과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또한 라티 이전에 상임지휘자를 지낸 아이슬란드 교향악단 등 어디서나 상세하고도 자상한 지시로 단원들과 융화를 이루는 ‘친화적’ 지휘자로 인정받아왔다.

서울시향은 2005년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정명훈 지휘자가 2015년 12월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의 법정 공방 속에서 사퇴한 뒤 음악감독 또는 예술감독 자리가 공석으로 이어졌다. 2017년 시즌부터 티에리 피셔와 마르쿠스 슈텐츠 등 두 수석객원지휘자 중심 체제로 운영돼 왔다.

강 대표는 “올해로 만료되는 두 수석지휘자와의 계약을 2020년 까지 1년간 연장했으며, 올해 1월 활동을 시작한 홍콩 출신 부지휘자 윌슨 응 외에 다른 부지휘자 1명도 연내 추가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향은 내년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올해 10월 중 국내 최초로 러시아 대륙 순회공연을 열 계획이다. 강 대표는 영·유아부터 노년기까지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생애주기별 예술교육 시스템’을 올해 완비해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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