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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北근로자들 돌려보내던 中, 김정은 1월 訪中후 비자 연장해줘”

입력 | 2019-04-22 03:00:00

제재 흔드는 北-中-러 밀착 행보
김정은, 푸틴과 정상회담 가진뒤 6월경 시진핑 평양 초청할 듯
北선발대, 러 극동연방대 시설 점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전후 열릴 북-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에 대한 비자 갱신 등을 통한 체류 연장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1월부터 북한 근로자의 비자를 3년 이상 연장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위원장의 1월 4차 방중(訪中) 이후부터 생겨난 현상으로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밀착을 통해 미국 주도의 제재에 구멍을 내겠다는 것이어서 워싱턴의 반응이 주목된다.

지난달 훈춘(琿春), 옌지(延吉) 등 북-중 접경지대를 둘러본 대북 소식통은 21일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파견 나온 북한 인력들이 철수하는 분위기였는데 김 위원장이 올 1월 중국을 다녀간 이후 북한 근로자들이 3년 더 일할 수 있게 비자를 연장해주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옌지의 한 호텔에 일하는 북한 근로자 20, 30명도 최근 비자 3년 연장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한 근로자를 돌려보내라던 당국에서 ‘비자를 연장해줘도 좋다’는 방침이 내려왔다고 한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회원국들에 파견 나와 있는 북한 노동자들을 올해 말까지 모두 돌려보내도록 하고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직후 2017년 12월 채택된 유엔 대북제재 결의(2397호)에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이들의 수입 중 상당수는 평양으로 송금돼 핵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전용될 수 있다고 유엔은 보고 있다. 특히 중국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는 전체의 88%가량을 차지한다.

김 위원장은 이달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뒤 이르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6월경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평양으로 초대해 북-중 협력을 강화하는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 소식통은 “시 주석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에 북한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6월 평양을 방문한다면 두 정상은 5개월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한편 김 위원장의 집사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과 경호 총책임자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 등 선발대가 21일 북-러 정상회담 장소로 유력한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 내 시설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