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와 인연 월정사 원행스님 “강직하고 엄격했던 경영인…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았으면”
12일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첫날. 조 회장의 빈소에서 초혼제를 집전한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의 원로 스님인 원행 스님(사진)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는 “내가 말을 다 할 순 없지만, 조 회장이 사업을 개척하고 기업을 이끌면서 겪은 역정을 다 알고 있는데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며 “쾌차할 줄 알고 정성을 빌었지만 별세를 하셔서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독실한 불교 신자로 월정사와 인연이 깊다. 우선 원행 스님과 조 회장 집안의 친분이 6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조 회장의 부친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6·25전쟁 당시 폐허가 된 월정사 복원을 물심양면으로 도우면서다. 조 회장은 사업이 힘들고 마음이 어지러울 때 월정사를 찾았다고 한다. 부친도 월정사에 모셔 놓은 상태라 기일이면 가족과 월정사를 방문했다. 조 회장의 49재도 월정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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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행 스님은 이어 “정치와 사상을 다 떠나서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보통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운 힘든 일이다. 세상이 조 회장 일가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