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16일부터 소송 시작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은 16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에서 애플이 퀄컴을 상대로 제기한 수조 원대의 특허 소송이 시작된다고 13일 전했다. NYT는 “소송이 진행되면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증언대에 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 수조 원대 특허 수수료가 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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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사용료에 대해 비판적인 팀 쿡 애플 CEO가 취임한 뒤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특히 2016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퀄컴 과징금 소송에서 애플 측 대표가 “퀄컴의 독점적 지위 남용”을 증언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WSJ는 “스티븐 몰런코프 CEO 등 퀄컴 중역들이 (이 소식을 듣고) 격노했으며 애플이 중국에서 경쟁사인 인텔 모뎀 칩이 장착된 아이폰 7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전했다. 퀄컴은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10억 달러의 로열티 리베이트 지급을 보류했다. 애플도 이에 맞서 수십억 달러의 로열티 지급을 중단하고 2017년 1월 퀄컴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 두 CEO의 불신이 분쟁 심화시켜
NYT는 “퀄컴의 로열티 수수료율이 스마트폰 가격을 인상시켜 소비자들에 피해를 줬느냐”가 소송의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 측은 “단말기 가격을 기준으로 특허 사용료를 부과하면 무선통신 기술과 무관한 디스플레이, 터치 센서 등의 기술 혁신으로 퀄컴이 돈을 벌게 되는 셈”이라고 주장한다. 퀄컴은 “기술료로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과 같은 혁신에 투자해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며 “스마트폰 가격은 특허 사용료 때문이 아니라 새 기능 때문에 오른다”고 반박했다.
소송 결과에 따라 두 회사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어 극적인 화해 가능성도 제기된다. 퀄컴은 애플의 소송 제기 이후 시가총액이 25% 이상 줄었다. 지난해 경쟁사 브로드컴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를 트럼프 행정부의 도움으로 간신히 막아냈다. 애플이 퀄컴 칩 대신 무선통신 기술력이 떨어지는 인텔 칩을 공급받으면서 삼성전자 등과 5G 단말기 경쟁에서 1년 정도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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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