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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북한 전문가의 ‘단계적 비핵화-제재해제’ 해법 ‘눈길’

입력 | 2019-04-11 06:46:00

미북한위원회(NCNK)의 대니얼 워츠 국장, 진단
‘제재완화가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동력 살려낼 것“



미북한위원회(NCNK)의 대니얼 워츠 국장의 제안한 단계적 대북 제재 해제 방법 ©뉴스1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첫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점진적 대북 제재 완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동력을 살려낼 것이란 진단이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 내 북한문제 전문가 포럼인 미북한위원회(NCNK)의 대니얼 워츠 국장은 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 소재한 한미경제연구소의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워츠 국장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체제(sanctions regime)가 비핵화 협상에 대한 잠재적 레버리지(지렛대)의 중요한 원천을 제공하지만 제재가 외교 전략을 대신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대북 압박을 강화하기만 하면 수십년간 지속돼온 북핵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될 것이란 생각은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워츠 국장은 압박이 무척 강해져, 북한의 지도부가 생존을 우려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그들이 반항과 ’벼랑 끝 전술‘ 대신에 항복을 선택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해 관계국들 중에서 중국이 그 정도로까지 제재 압박을 허용할지도 무척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워츠 국장은 대북 제재 체제가 광범위하다는 점은 기술적, 정치적 이유로 이것의 해제가 힘든 과제가 되도록 했지만 동시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상당한 여지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악의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면, 적절한 상황 하에서 부분적 제재 해제를 제공하는 것은 ”매파적 관여(hawk engagement)“의 효과적 형태가 될 것이며, 회담 실패시 미측에 책임을 전가하기 힘들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워츠 국장은 ”하지만 협상 진전을 볼 수 있는 실질적 가능성이 있다면, 협상가들은 즉각적인 해법을 헛되게 추진하기보다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이익을 점진적으로 높이면서, 최대한의 압박이 가능하게 했던 레버리지를 창조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4일 한 포럼에서 ”제재가 우리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말한 반면, 미 측에선 ’완전한 비핵화 달성 전에는 제재 해제는 없다‘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제재 해제를 비핵화 인센티브로 보는 시각이 강한 반면, 미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선 제재가 비핵화 행동을 이끌어낼 강력한 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여겨진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뒤 미측에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어, 북미 간 대화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열리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가 제재를 놓고 어떤 절충점을 찾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