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여사에게 선물도 받아…사찰했다는 건 참담” “중국 출국 따라간 건 원세훈의 지시…보호 차원”
김승연 전 국정원 대북공작국장. 2018.3.12/뉴스1 © News1
광고 로드중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찰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국정원 간부가 법정에서 권 여사와의 일화를 소개하며 사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 심리로 9일 진행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김승연 전 국정원 대북공작국장의 피고인신문에서 김 전 국장은 이 같이 밝혔다.
이 전 차장과 김 전 국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공모해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인사와 권양숙 여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의 해외 방문 당시 미행·감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광고 로드중
김 전 국장은 “당시 저는 ‘확실한 첩보 없이 사찰하는 건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며 “하지만 원 전 원장은 ‘우리가 권 여사를 보호해야 하는 역할도 있지 않느냐’고 해 실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권 여사와의 개인적 인연을 소개하며 자신의 사찰 의혹을 부인하기도 했다.
김 전 국장은 “2009년 노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시고 몇달 후 저와 가깝게 지냈던 고(故)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제게 연락해 ‘권 여사께서 너무 심신이 괴롭고 힘들어 잠깐 미국에 가 있으려고 하니 도와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미국에 있는 제 친한 친구에게 부탁해 권 여사의 미국 체류 일정을 보살피는 등 가장 어려우실 때 제가 도와드린 인연이 있다”며 “당시 권 여사께서 고맙다며 정표로 아끼던 손부채를 주고 ‘나중에 봉하마을에 오면 꼭 들르라’고 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광고 로드중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강 전 회장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부인했다. 그는 “강 회장이 자신의 골프장에 저를 초청한 적이 있는데, 외부에서 목욕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강 회장은 ‘노 대통령은 돈이 없다, 임기가 끝나면 여기에 오셔서 사우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런 이야기를 가장 측근에게 들었기 때문에 갑자기 비자금 이야기가 나오는 건 제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