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이거나 생존경쟁을 펼치는 등 위기를 겪는 업체들이 파격 할인을 앞세운 마케팅으로 고객을 모으고 있다. 한정된 고객들에게 비슷한 상품을 팔아야 하는 만큼 일단 눈길을 끌 수 있도록 가격을 확 낮추거나 신선한 이벤트로 고객을 잡겠다는 것이다.
이마트24는 ‘맛 보장 서비스’의 상품을 삼성카드로 살 때 10% 할인하는 행사를 시작했다고 2일 밝혔다. 행사기간은 30일까지다. 지난해 12월부터 선보인 맛 보장 서비스는 “맛이 없다”는 후기를 애플리케이션(앱)에 영수증과 함께 올리면 전액을 이마트24의 모바일 상품권으로 지급한다. 환불 비용은 점주가 아닌 본사에서 부담한다. 현재 도시락 종류 등 총 36종이 대상이다.
할인에 환불까지 해주는 맛 보장 서비스는 2일 기준 6000명이 이용했다. 소비자는 총 6번까지 환불받을 수 있다. 이마트24 측은 환불을 많이 하는 제품은 서비스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처럼 파격적인 마케팅이 나올 수 있었던 건 이마트24가 소위 편의점 ‘빅3’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마트24는 지난해 6월 기준 점포수가 3236개로 4위다. 편의점 업계 1, 2위가 1만2000여 개, 3위가 9500여 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큰 차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후기를 통해 생생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참여자 수가 많은 맛 보장 서비스 같은 마케팅은 상품개발에 도움이 된다”면서 “맛 보장 서비스는 올해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메프는 매주 수요일 ‘더 싼 데이’라는 행사를 최근 시작했다. 이벤트에 응모한 소비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당첨되면 50%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판다. 지난달 27일 판매한 에어팟(애플 무선 이어폰) 행사엔 100명이 당첨됐다. 이들은 50% 할인된 가격인 11만9000원에 에어팟을 구매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할 때 쓰는 추첨 프로그램을 쓰고 있는데 위메프 임직원은 응모를 못 하도록 해 공정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티몬은 1일 제주항공권을 990원에 파는 등 ‘티몬데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확대되는 가운데 대형마트들은 오프라인 마트에 직접 와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이마트는 2월에 천혜향 무제한 담기 행사를 연 데 이어 지난달 16∼17일엔 미국산 오렌지 무제한 골라잡기 행사를 진행했다. 가로 23cm, 세로 45cm 크기 봉투에 오렌지를 담을 수 있다. 가격은 1만 원으로 시중가격 대비 30% 저렴한 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할인된 가격으로 무제한 골라 담기를 할 수 있는 행사를 계속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